명문가 입성 한국 축구 존재증명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5.12.1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잉글랜드 맨유 입단한 박지성 붙박이 주전으로 맹활약
세계 최강의 축구팀은? 브라질이라고 답하는 축구팬들이 많다. 하지만 이탈리아 유벤투스·AC 밀란,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명문 축구 클럽이 브라질보다 더 강하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뛰어난 선수 한두 명에 의존하는 국가대표팀의 전력은 기복이 심하다. 브라질은 호나우딩요가 절정에 올랐지만, 호나우두의 득점력을 걱정해야 한다. 하지만 클럽은 항상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국적을 따지지 않고 가장 뛰어난 선수를 데려오기 때문이다. AC밀란은 반 바스텐-조지 웨야-안드레이 세브첸코 등 세계 최고라고 평가받는 공격수들이, 그것도 최전성기에 팀에서 골을 책임지고 있다. 클럽은 선수층도 두터워, 상대 팀에 따라 선수 기용을 달리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명문 클럽은 조직력이 대표팀을 능가한다. 국가대표팀은 A매치가 열릴 때만 소집된다. 월드컵 대회 때나 한 달 정도 발을 맞춘다. 그러나 클럽 선수들은 한두 달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함께 지내기 때문에 정교하게 약속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유벤투스·AC밀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5대 명문 구단은 20년 가까이 세계 최강팀의 자존심을 유지하고 있다. 이 팀에서 뛴다는 것은 이미 그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 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6월 박지성(24)이 세계 최고 명문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스카우트되었다. 빅리그 명문 구단에서 뛰는 첫 아시아 선수다. 박지성은 단번에 박찬호·이승엽을 제치고 최고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월드컵 때 축구 선수가 반짝 인기를 누리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야구의 나라였다. 박지성의 활약은 스포츠 신문 1면을 야구에서 축구로 바꾸어 놓았다.

박지성의 뒤를 이어 이영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토튼햄에 진출했다. 두 선수 모두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국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물했다. 프리미어 리그 경기가 열리는 매주 토요일 새벽 텔레비전 앞을 지키는 축구팬이 크게 늘었다. 케이블 텔레비전 가입 인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은 23경기를 뛰었지만 아직 골이 없다. 어시스트만 3개를 기록 중이다. 박지성이 골잡이는 아니지만 주전 중 유일하게 골이 없는 선수가 되었다. 최근 영국 언론에서는 열심히 뛸 뿐 실속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월드컵 직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으로 건너간 박지성은 부상과 슬럼프로 제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야유를 환호로 바꾸면서, 미운 오리새끼에서 보석으로 거듭났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