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과 노하우 솔직히 공개해야”
  • 金相顯 기자 ()
  • 승인 1995.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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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월간 <헬로우 PC> 벤치마크 테스트팀은 잉크젯 프린터를 비교․평가한 자료를 공개했다.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ㅅ사는 그 자료를 복사해 용산 상가에 대량 배포했고, 그로 인해 경쟁사인 또 다른 ㅅ사 제품은 판매율이 30%나 격감했다. 소비자들은 그만큼 민감하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자료에 그만큼 목말라 있다는 뜻도 된다.

 <헬로우 PC> 기자들로 구성된 벤치마크 테스트팀은 그러한 현실에 착안해 컴퓨터 성능 비교를 실시했다. “컴퓨터 사용자 처지에서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고민하고, 바로 그 부분을 알려주자는 뜻에서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이향선 팀장(30)은 말한다. 컴퓨터나 주변기기를 비교․평가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지난해 8월 테스트팀이 출범한 뒤 10월이 되어서야 벤치마크 테스트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 준비 작업에 손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1만4천4백bps급 고속 모뎀을 시작으로 잉크젯 프린터, 펜티엄 PC, 저가형 레이저 프린터, 멀티 미디어 PC(486DX2) 등이 도마에 올랐다. <헬로우 PC>가 ‘힘있는 기관’이 아니라는 점이 엄정하고 개관적인 평가를 하는 데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물론 어려움도 많이 따랐다. 김양수 기자는 “테스트에 흔쾌히 응하는 기업이 드물었다. 자사 제품의 성능이나 노하우를 솔직히 공개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올해 5월로 창간 4주년을 맞은 <헬로우 PC>는 주로 컴퓨터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활용지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경영진도 벤처마크 테스트가 좋은 반응을 얻자 적극 후원하기 시작했다.

 벤치마크 테스트팀은 테스트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외국산 테스트 프로그램을 쓰는 것이 마음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향선 팀장은 “올해 안에 테스트 인력이나 장비를 제대로 구축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공신력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벤치마크 테스트팀의 다음 평가 제품은 사운드 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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