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자는 특종을 놓치리라.’ 매일 새벽 1~2시가 되면 네티즌 탐정들이 논문 조작 증거를 쏟아내는 통해 기자들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사이언스> 검증을 뺨치는 네티즌의 온라인 재검증은 하루도 쉬지 않았다. 사이버 과학 수사대를 이끈 네티즌 4인방을
소개한다.
<황우석 비판 물꼬 튼 ‘으흐’>
활동 무대 : 브릭
소리마당
·활동 내용 : ‘으흐’(별명)는 사건 초기부터 연일 황 교수를 비판하고 의혹을 제기하며 게시판 분위기를 주도했다. 지난
11월14일에 이미 난자 제공 연구원이 구 아무개씨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11월16일에는 ‘황박사님이 줄기세포 안 만들었답니다’라고 썼다. 늘
한두 박자 앞서나가는 으흐의 추측성 게시물은 파문을 일으켰으나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으흐는 12월6일 또 추측성 글을 쓰다 게시판 관리자에
의해 삭제당한 이후 모습이 사라졌다.
<황우석 의혹을 아예 논문으로 쓴
‘아릉’>
·활동 무대 : 브릭 자유게시판
·활동 내용 : ‘아릉’은 12월6일 2005 <사이언스>
황우석 논문의 DNA 핑거프린팅 자료에 심각한 조작 흔적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너무 난해했다. 12월7일 아릉은
다시 A4 12장에 달하는 설명서를 첨부해 올렸다. 거의 소논문에 가까운 설명서였다. 그 글을 읽어본 생명공학자들 사이에 ‘문제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아릉의 치밀한 분석은 소장파 교수들이 서울대에 재검증을 촉구하게 된 근거가 되었다.
‘아릉’은 지방 국립대 생명공학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STR 분석을 통해 염기서열분석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다.
<오타쿠 기질을 발휘한 일본 누리꾼들>
·활동 무대 : 일본 2ch
과학게시판(science4.2ch.net)
·활동 내용 : 12월10일 일본 네티즌들은 2005 <사이언스> 황교수
논문에 중복된 사진이 5쌍이 아니라 8쌍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들은 며칠 뒤 중복 사진 3쌍을 더 발견해 도합 11쌍의 중복 사진 목록을
완성시켰다.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 네티즌이 지나쳤던 사진 테두리의 중복 부분까지 찾아내는 ‘신공’을 발휘해 ‘오타쿠’ 일본의 실력을 과시했다.
<‘병아리’가 빛낸 디시인사이드>
활동 무대 : 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
활동 내용 : 12월19일 새벽 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에 ‘병아리’라는 필명의 네티즌이 제보글을 올렸다. 2004년
<사이언스> 황교수 논문과 미즈메디병원 팀이 쓴 다른 논문에 쓰인 사진이 서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 발견으로 2005년뿐만이 아니라
2004년 논문까지 재검증해야 할 근거가 생겼다. ‘병아리’는 12월22일 게시판에 쓴 글에서 자신을 ‘현미경으로 밥 먹고 사는 의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