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메디 논문도 조작되었나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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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여러 곳에서 세포 사진 중복돼 의혹 커져

 
진실 게임 국면을 지나 이제는 음모론 국면이다. 미즈메디 김선종 연구원이 서울대 수의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훔쳐갔다는 ‘바꿔치기 의혹’에서부터 미국의 사주를 받은 노성일 이사장이 다 꾸민 일이라는 버전까지 음모론의 종류와 크기도 다양하다. 이런 음모론을 뒷받침할 근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적어도 미즈메디병원 연구팀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소식은 있다. 미즈메디병원 연구팀 논문의 사진 중복 의혹이다.

논문 사진 중복 의혹은 원래 황우석 교수의 연구 조작 증거를 찾으려는 네티즌들의 ‘숨은 그림 찾기’ 놀이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12월5일이 시작이었다.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속에 있는 줄기세포 사진들이 서로 중복된다는 의혹은 <사이언스> 논문 조작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시사저널> 844호 참조). <사이언스> 논문은 결국 조작으로 판명났지만 네티즌들의 숨은그림찾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돋보기의 방향이 황우석 교수가 아니라 미즈메디병원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만 다르다.

2005년 12월30일 현재 알려진 미즈메디병원 자체 논문 중복 사례 중 주요한 것은 아래와 같다.

2004년 <스템 셀>   : 이 논문의 저자는 김선종·박종혁·문신용·노성일·윤현수 등으로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은 없다. 그런데 이 논문에 쓰인 사진 중 그림1 A와 그림1 C는 방향만 바꾼 똑같은 사진이다. 비록 두 사진은 같은 세포를 찍은 것이지만 다른 처리를 해서 시간차를 두고 찍은 사진이기 때문에 완벽히 일치할 수는 없다. <스템 셀>은 국제학술지로, 논문은 2003년 11월에 접수되어 2004년 5월 발행되었다.

2005년 <실험 분자 의학> : 논문 저자는 노성일·윤현수 등으로 역시 미즈메디병원 연구진이다. 줄기세포 1번 라인과 줄기세포 4번 라인을 찍은 사진이 서로 똑같다. 발행일은 2005년 10월이다.

2003년 <바이올로지 리프로덕션> :저자는 박종혁·김선종·문신용·노성일·윤현수 등이다. 이 논문에 쓰인 사진은 2005년 2월 발행된 <분자와 세포> 논문에도 똑같이 쓰이고 있다. <분자와 세포> 논문 저자는 김선종·박종혁·노성일·윤현수 등으로 역시 미즈메디병원 연구진이다.

12월4일 공개된 YTN 인터뷰 녹취록에 따르면 미즈메디병원 연구진이었던 김선종 연구원은 “보통 관례상 그림을 많이 만들어서 황 교수님께 보내드리면 거기서 가장 좋은 그림을 셀렉션하시고, 그 그림으로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게 관례… 그것은 관례상 있는 일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내드렸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후에 이 발언은 사실상 조작을 시인하는 말이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신 조작은 <사이언스> 논문 이전부터 일상적인 ‘관례’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진 중복 의혹에 대해 미즈메디병원측은 “조사 중이다다”라고 밝혔다. 학술지 <분자와 세포> 편집진은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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