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힘으로 뜬다
  • 황지희 (PD연합회보 기자) ()
  • 승인 2006.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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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만화·인터넷 소설, 드라마·영화 소재로 각광

 
최근 드라마 제작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소재고갈이다. 재벌 2세, 삼각관계, 불치병 등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를 벗어나기 위해 이들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인터넷소설, 만화, 소설이 드라마의 새로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원작을 각색한 드라마의 장점은 이미 검증을 거쳐서 안전하다는 점과 원작의 인지도를 이용해 드라마 초반의 흥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원작에 의존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을 안일한 제작 방식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새로운 소재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방송사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 중에서 과거 가장 큰 성공 사례는 <옥탑방 고양이>(MBC) <내 이름은 김삼순>(MBC)을 꼽을 수 있다. <열여덟 스물아홉>(KBS) <1%의 어떤 것>(MBC) <백설공주>(KBS)도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불량주부>(SBS) <다모>(MBC) <풀하우스>(KBS)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신>(KBS) <불멸의 이순신>(KBS) <토지>(SBS)도 평단과 시청자 양쪽으로부터 호평받았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와 관련해 주목할 곳은 KBS다. KBS는 <TV문학관>을 통해 문학 작품을 영상화하겠다는 목표로 <드라마시티>와 별도로 편성하여 제작하고 있다. 12월22~25일 연속 방송된 ‘누가 커트코베인을 죽였는가?(김경욱)’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김탁환)’ ‘새야 새야(신경숙)’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은 고전과 현대 소설을 뛰어난 영상미로 재현해 호평을 받았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가운데 MBC가 제작하는 <궁>은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부터 드라마의 내용과 캐스팅 등에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이와 반대로 방영이 끝난 드라마가 만화나 소설, 게임 등으로 부활하기도 한다. 드라마도 본격적인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안녕 프란체스카> <미안하다 사랑한다> <대장금> 등은 만화로 제작되어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텔레비전 드라마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중심으로서 다른 장르의 콘텐츠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엽기적인 그녀> <내 사랑 싸가지> <늑대의 유혹>으로 인터넷 소설의 위력을 확인한 영화계에서도 작품성 있는 만화·소설들을 영화화하는 데 열심이다. 특히 2006년엔 이런 작품들이 여러 편 예정되어 있다. 이재용 감독은 온라인 연재 만화 ‘다세포소녀’를, 안병기 감독 역시 온라인 연재 만화 ‘아파트’를, 최동훈 감독은 허영만의 ‘타짜’를, 송해성 감독은 공지영의 신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원작으로 ‘착한 남자’를, 임상수 감독은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을, 주경중 감독은 김 훈의 ‘현의 노래’를 영화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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