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초콜릿폰’의 아버지
  • 박근영 인턴기자 ()
  • 승인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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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차강희씨(44·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MC디자인연구소)는 지문이라도 묻을까 연신 셔츠로 휴대전화를 닦느라 정신이 없다. 그가 가죽 케이스에 담아 애지중지하는 휴대전화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초콜릿폰(LG-KP5900)’이다. LG전자에서 휴대전화를 생산한 이래 최고의 ‘대박 폰’으로 인정받은 이 제품을 그가 디자인했다. 

차씨는 그동안 휴대전화 시장이 평범한 제품과 첨단 기술을 앞세운 제품으로 양분되어 있었던 점에 착안했다. 그는 디자인으로 어떻게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궁리를 거듭했다. “초콜릿폰은 사용하지 않을 때 불이 꺼져서 엠피스리인지 휴대전화인지 잘 모른다.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는 초콜릿폰에 85점을 주었다. 다른 업체의 경쟁 기종에 75점을 준 것에 비해 후한 점수다. “슬림(slim·얇음)과 심플(simple·단순함)이라는 트렌드를 경쟁사가 기존의 기술로 쉽게 풀어갔다면, 우리는 디자인을 위해 더 혁신적인 기술을 접목한 거죠.” 그는 그 예로 휴대전화를 얇게 만들기 위해 초콜릿폰에 터치패드 방식(화면을 눌러 작동)을 사용한 것을 들었다.

차씨는 2005년 1월부터 모바일폰 제품의 선행 디자인(미래지향적인 아이템을 제안해 사업화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전까지는 DVD 플레이어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 제품을 디자인했다. 휴대전화 디자인은 초콜릿폰이 처음이었던 만큼 부담감도 있으련만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단다. “나이만 먹었다 뿐이지 신입사원이나 마찬가지다. 계속 도전하면서 ‘굿 디자인’을 내겠다.” 초콜릿폰에 이은 두 번째 블랙라벨 휴대전화의 제작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세 번째 작품은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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