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세스나 기 타실래요?”
  • 송진원 인턴기자 ()
  • 승인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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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김포공항 활주로 옆 주기장에서 만난 이해운씨(51). 대한민국 항공기 오너 및 조종사 협회(AOPA-Korea) 회장인 이씨는 경비행기 ‘세스나’를 보물로 소개했다. 최대 6명이 탈 수 있는 세스나 210은 경비행기의 베스트셀러라는 명성답게 건재했다. 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인 항공기를 소유한 조종사다.

이씨가 처음 비행기 조종에 관심을 가진 건 14년 전 전자엔지니어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을 때다. 그는 이때 공군이나 상업항공 조종사 출신이 아닌 민간인도 자가용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그 길로 그가 달려간 곳은 미국의 플라잉 스쿨(Flying School). 여기서 그는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듯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1998년, 폐기 직전에 놓인 비행기 한 대를 발견하기 전까지 이씨는 “하늘만 쳐다봐도 가슴이 울렁울렁했다”. 그런데 자가용 비행기가 생겼지만 마음껏 ‘고공비행’을 할 수는 없었다. 항공법에 자가용 비행 금지 조항은 없지만 정비사 동반 따위 제한이 있었던 것이다.

이씨가 AOPA 한국 지부 설립을 감행한 것도 국내에도 개인 비행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고 싶어서였다. AOPA는 항공 운항이 취미인 사람들이 모인 단체지만,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해 각국의 항공 환경 발전을 꾀하는 로비 활동도 벌인다. 한국 AOPA에는 정회원 1백60여 명이 비행기 사랑을 키우고 있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세스나를 찾는데, 최근에는 아내와 여수 나들이도 다녀왔다. 그는 다음 세대에게 자유로운 항공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꿈을 품고 오늘도 조종석에 올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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