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개통, 정상회담보다 중요”
  • 남문희 전문기자 (bulgot@sisapress.com)
  • 승인 2006.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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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회전하는 ‘공존 관계’에서 ‘협력 관계’로 발전 의미

 
경의선 개통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인석씨(현 인천대 석좌교수)는 독특한 관점으로 설명한다. 남북 관계를 적대 관계, 공존 관계, 협력 관계라는 틀로 놓고 볼 때, 정상회담은 곧 적대관계를 공존관계로 전환시키는 촉매 구실을 한다. 동·서독 관계에서도 볼 수 있듯, 적대적으로 대립하던 분단국의 양 지도자가 만난다는 것은, 곧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표현을 어떻게 하든 그것은 곧 양 체제가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서 공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인 협력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가 여부이다. 그러지 못할 경우 서로가 겉도는 ‘공회전 관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6·15 이후 6년이 지난 남북 관계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존이 시작되면 그 다음 단계인 협력 관계로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해지는데, 그 관건이 바로 끊어진 혈맥을 다시 잇는 일. 즉 철도 연결이다. 이 철도 연결은 사실상 인적·물적 자원의 유통을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곧 국경 개방을 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의선 개통은 한반도의 주요 산업 부분과 인구 밀집 지역을 잇는 대동맥을 연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항공이나 도로 연결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폭발력을 갖는다. 따라서 “정상회담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경의선 개통”이라고 이인석 교수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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