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전성 시대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6.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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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세상]
 
이장은 마을의 심부름꾼이자 지도자다. 저녁이나 이른 아침,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하는 이장의 안내 방송은 마을 사람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한 마술피리였다. 그 시절, 동네는 평화로웠다.

이장은 언제부터인가 정치적으로 주목되었다. 현 정권 들어서 이장 출신이 장관이 된 영향이 컸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두 명이 탄생했다. 사람들은 이장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이장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을 폄하한 야당 의원을 겨냥해 사퇴하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시대도 바뀌었다. 전직 군수가, 전직 시의원이 이장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들은 늦게나마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순수함이 있었다.

바뀐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월부터 월 수당 20만원과 상여금 2백%, 회의 수당이 지급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 이장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어떤 마을은 서너 명이 경쟁했다. 경제난 속에서 인기 직종이 된 것이다.

5·31 지방선거 때 선거 사무원이나 운동원으로 뛰기 위해 사퇴한 이장 수가 과거에 비해 많게는 10분의 1까지 줄었다. 주민들과 접촉이 많은 이장은 선거 때면 늘 정치권의 영입 대상이었다. 자리를 지킨 이장들이 지방선거도 깨끗하게 치러지도록 지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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