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일주일’ 무슨 일 있었을까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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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씨, 이헌재 전 부총리·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해외 여행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대표 김재록씨가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재경부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일주일간 해외를 함께 다녀온 것으로 확인되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세 사람이 호주로 해외 여행을 다녀온 시기는 2000년 9월13일부터 19일까지다. 호주 시드니에서 9월15일부터 30일까지 제27회 올림픽이 열린 시기와 겹친다.

당시 김씨는 기업금융컨설팅 본부인 아더앤더슨 GFC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이헌재씨는 2000년 8월7일 재경부장관을 그만둔 뒤였고, 강봉균 의장은 2000년 4월 제16대 총선 때 경기도 분당 갑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한양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을 때였다. 강의장은 2000년 1월 재경부장관에서 물러난 뒤 이 전 부총리의 소개로 김씨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장은 “올림픽 때면 올림픽 후원 기업들이 초청 표를 할당받는다. 당시 아더앤더슨에 있던 김재록씨가 준 초청 표로 호주를 다녀왔다. 김씨가 돈을 낸 것은 아니다.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한국에서 열 명 정도 갔다 왔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 전 부총리와 강의장은 부부가 함께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이헌재 전 부총리 는 지인을 통해 언론에 “김씨가 워낙 붙임성이 좋아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서 몇 차례 보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 지인에 따르면 이 전 부총리는 김씨를 경계했다. “1998년 이 전 부총리가 김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라고 해 청와대에 확인해보니 민정 쪽에서 내사를 했는데 문제가 있을 소지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말해 그를 경계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함께 호주를 다녀왔다는 점에서 “이 전 부총리가 김씨를 경계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밝혀진 세 사람의 해외 여행 사실은 김씨와 경제 관료들의 친밀한 관계를 드러내는 결정적 단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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