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이 샴푸 홍보하면 왜 브랜드 가치가 오르지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6.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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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이미지 업고 빅 모델 효과 ‘톡톡’…2위는 이효리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한국 광고 시장은 ‘빅 모델’ 의존도가 높다. 전영우 교수(인천대·신문방송학)에 따르면, 할리우드 스타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좀처럼 광고에 출연하지 않는다. 출연한다 하더라도 출연료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섭외 자체가 어렵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스타의 인지도를 이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광고가 많다.

그렇다면 빅 모델의 광고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번 SMBI(Star Marketing Brand index) 조사에서 그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SMBI는 스타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높였는지를 나타낸 지수이다. ㄱ이라는 모델을 처음 들었을 때 떠오르는 텔레비전 광고를 묻고(최초 상기도), 그가  출연한 광고를 모두 선택하게 하였으며(보조 인지도), 마지막으로 그가 출연한 광고 중에서 가장 어울리는 광고(적합도)를 알아보는 방식이다. 이 조사에서는 여러 광고에 겹치기 출연한 특정 스타가 어느 광고에서 ‘빅 모델 효과’를 더 발휘했는지는 살펴볼 수 있다.

조사 결과, SMBI 1위는 조인성이 출연한 미장센의 ‘펄 샤이닝 샴푸’ 광고로 나타났다. 이효리의 ‘애니콜’ 광고, 보아의 ‘서울우유’ 광고, 권상우의 ‘더 페이스 샵’, 김태희의 ‘싸이언’ 광고가 그 뒤를 이었다.

같은 빅 모델을 써도 성공한 광고가 있는가 하면 실패한 광고가 있다. 미장센 펄 샤이닝 샴푸 광고로 1위에 오른 조인성을 예로 들어보자. 그가 출연했던 ‘캔 맥스웰’ 광고(105위), ‘국제전화 001’ 광고(111위)는 100위권 밖으로 밀렸다. ‘조인성’ 하면 일반인들이 ‘미장센 펄 샤이닝 샴푸’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이다. 브랜드38 박문기 소장은 “조인성은 코믹한 연기보다는 <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멜로물 연기가 더 잘 어울린다. 드라마·영화 속 이미지와 광고 이미지를 연결시킨 미장센 광고가 같은 모델을 쓰고도 다른 제품 광고보다 더욱 효과를 보았다”라고 말했다.

같은 모델을 써도 성패가 갈리는 이유

한 광고에 두 명 이상 빅 모델이 출연하는 경우에 어떤 스타가 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지도 알 수 있다. 미장센 펄 샤이닝 샴푸 광고에는 조인성과 하지원이 함께 출연했다. 하지만 하지원은 이번 조사에서 ‘뱅뱅’ 광고 10위, 미장센 광고 33위로 나타났다. 조인성이 하지원보다 광고 효과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올해 초 미장센  모델은 하지원에서 박시연으로 교체되었다.

 
애니콜 광고도 대표적인 ‘빅 모델 연합군’(권상우, 이효리, 에릭, 황정민) 광고에 속한다. 이 가운데 ‘이효리-애니콜’ 광고가 가장 인지도가 높았다. ‘이효리’ 하면 ‘애니콜’ 광고를 떠올리는 응답이 많았지만, 권상우의 애니콜 광고(67위)나 에릭·황정민의 애니콜 광고에는 ‘빅 모델 연계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측은 “이효리에 비해 광고 노출이 적은 편이어서 아무래도 시청자들에게 덜 각인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타 파워가 브랜드 파워로 연결되는 것에는 노출 빈도뿐만 아니라 그 스타가 출연하는 다른 광고와 이미지에서 충돌하는지 여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하지원처럼 권상우도 더 페이스 샵 광고 때문에 애니콜 광고가 부각되지 않는 경우이다. 권상우의 더 페이스 샵 광고는 이번 조사에서 SMBI 4위로 나타났다.

가수 보아가 나오는 서울우유 광고도 소비층을 정확히 겨냥한 빅 모델 전략으로 재미를 본 광고다. 광고 전문 포털 사이트 TVCF(www.tvcf.co.kr)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우유 광고는 주목도와 모델 적합성에서 경쟁사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우유는 제품을 위주로 하는 우유광고 유형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 톱 스타가 1등급 우유인 서울우유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컨셉트로 잡았다. 모델로 박지성·김윤진이 거론되었으나 우유의 주 소비층인 10대가 좋아하는 보아가 1차로 선정되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보아가 그동안 식·음료 광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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