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통해 토종문화 찾겠다”
  • 편집국 ()
  • 승인 1992.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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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마니 대표 朴麟植씨

 

 

  농심마니 모임을 주도해온 朴麟植씨(41)는 중학교 때부터 산을 타온 산악인이다. 그가 산삼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심마니들에게 산악인과는 전혀 다른 산의 세계가 있음을 발견하면서부터이다.

  “어느 산 어느 자락에서 산삼을 캐 부모의 병구완을 하고 동생의 결혼비용을 얻었는지, 심마니들에게 산은 인생의 기록 그 자체였다”고 전하는 박씨는 이후 진솔한 심마니들의 산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는 산삼에 눈을 뜬 직후 자신이 속한 모임 ‘風’에 산삼심기를 제안하여 그 열매를 거두게 되었다고 말한다. ‘풍’은 87년 박씨가 뜻이 맞는 술친구끼리 의기투합하여 만든 모임으로,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기 위해 풍수사상을 토론의 첫 주제로 잡은 까닭에 ‘풍’이란 이름을 붙였다. 89년에는 동인지 《風》을 펴내기도 했지만 회원이 늘어나면서 ‘농심마니’로 거듭났다고 박씨는 설명한다.

  이번 산행에서 농심마니 모임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로 뽑힌 그는 “본격적으로 산삼을 매개로 토종문화를 찾아내겠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토종이란, 이 땅의 독특한 개성과 고유한 정기가 그대로 옮겨진 종자를 말한다. 박씨는 그동안은 묘삼을 심기만 했으나 앞으로는 심어 놓은 산삼이 잘 자라고 있는지 현장답사도 하고 토종문화 행사도 여는 등 산삼을 토종문화의 뿌리로 삼는 노력을 쏟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일말의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는 표정이다. 농심마니 회원들이 조직에 매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오히려 역효과를 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박씨는 산삼에 대한 신앙 덕택에 모든 것이 잘 되어나갈 것이라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산신령의 힘을 믿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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