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오늘
  • 하창섭 기자 ()
  • 승인 199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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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마지막 총독’에 패튼 보수당 의장
 오는 97년 중국으로의 반환을 앞둔 홍콩 ‘최후의 총독’ 자리는 결국 크리스토퍼 패튼 보수당 의장으로 낙착됐다.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는 패튼 뿐 아니라 해산된 사회민주당의 오웬 전당수, 베이커 전수상, 킹 전국방장관, 하우 전외무장관 등이 거론되었었는데, 메이저 영국수상은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는 데 큰 공을 세운 패튼을 내심 차기 총독으로 점찍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차기 수상 자리를 노리는 패튼은 상원의원직도 마다한 채 메이저 수상의 속을 태워왔다.

 홍콩총독 자리는 영국정부 안에서도 최고의 명예와 보수(수상의2배)가 보장되는 자리로서, 신임총독 인사는 윌슨 현총독의 일시 귀국과 함께 24일 발표됐다.

 

구 소련

로마노프 대공 急逝로 帝政 복원 영원히 불가

 러시아에 황제제도는 영원히 복원되지 못할 듯 싶다. 帝政러시아 로마노프왕가의 마지막 왕위계승자인 블라디미르 키릴로비치 로마노프大公(사진)은 4월21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제정 복원을 역설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곧 사망했다. 향년74세. 알렉산더 2세의 손자인 그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을 망명한 로마노프왕가에서 태어나 일생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살았다. 그는 1938년 아버지 키릴 로마노프가 사망한 뒤 러시아 황실 계승자로 살아왔다. 유족으로는 그루지야 왕족 출신인 레오니다 여사와 딸이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新유고연방 탄생…유럽공동체 중재로

 탈냉전 후 공화국 간의 민족갈등을 심한 내분을 겪어온 옛 유고연방 사태는 4월 26일 마지막으로 연방에 남아있던 세르비아와 몬테니그로가 ‘신유고연방’을 인정하는 새 헌법을 선포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유고연방은 지도에서 사라지게 됐고 4개 독립공화국과 2개 연방국도 새로 태어났다. 옛 유고연방 내 최대세력인 세르비아 공화국도 현재 소수 세르비아인과 다수 크로아티아인 간에 유혈충돌을 빚고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공화국 문제에서 손을 뗄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국에 배치돼 이번 유혈충돌에 간여하고 있는 유고연방군도 신헌법에 따라 철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번에 신유고연방 탄생을 촉진시킨 데는 그간 미국과 유럽공동체(위원장ㆍ자크 들로르ㆍ사진)의 외교노력이 큰 몫을 했다. 탈사회주의 바람을 탄 민족주의 운동에 힘입어 6개 유고연방국 중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독립을 선언하자 연방을 유지하려는 세르비아공화국과 유혈충돌로 이어졌었다. 그러나 유럽공동체 국가들과 미국이 얼마전 각국의 독립을 승인함으로써 세르비아공화국의 연방유지 노력에 결정타를 가했다. 마케도니아 공화국도 독립을 선언했으나 이해당사자인 그리스인의 입김 때문에 유럽공동체의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티토정권 이래 철옹성 같던 유고연방이 와해되고 뒤따라 유혈 민족분규가 일어났다가 최근 수습국면에 들어선 것은 유럽공동체의 중재역할 덕이었다고 평가한다. 유혈충돌을 빚은 작금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태도 유럽공동체가 적시에 개입해 휴전중재안을 마련하지 않았던들 상당히 장기화됐을 것으로 본다.

 

남아공

흑인 반정부 단체에 백인 야당의원 가세

 넬슨 만델라(사진)가 이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대의 흑인 반정부 단체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백인 야당의원 5명이 가입했다. 이들의 가입은 상징성이 크다. 백인으로만 구성된 의회 내에 ANC를 대변할 세력이 생겼다는 점과, 흑인집단이 백인의원을 받아들임으로써 기존 ‘인종 기구’로서의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과거 ANC는 백인만으로 이뤄진 의회를 인종차별 집단이라고 비난해왔다. 문제의 다섯 의원은 모두 야당인 민주당 소속인데 ANC가입과 함께 당을 탈퇴해 무소속으로 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뉴욕 타임스>격주 발행 러시아 지식인 겨냥

 1백41년 전통의 권위지 <뉴욕 타임스>가 이번 주부터 격주로 러시아판을 발행한다. 러시아판은 모스크바의 영문주간 ≪모스크바 뉴스≫ 편집진이 <뉴욕 타임스>의 주요기사를 번역해 만드는데, 옛 소련 27개 도시의 지식인과 문화계 인사 10만여명을 주 독자층으로 겨냥하고 있다. 현재 옛 소련에는 ≪리더스 다이제스트≫와 영문 경제주간 ≪비즈니스 위크≫

페레스트로이카 정책 실시 이후부터 러시아판을 내왔다. 또 지난 2월부터는 미국의 허스트 신문그룹이 옛 소련의 정부 기관지였던 <이즈베스티야>와 공동으로 ≪우리들≫이란 격주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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