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 편집국 ()
  • 승인 199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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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경선놓고 중진들 각축

여성 위원도“승패 관계없이 출마"


 5월 전당대회에서 경선으로 선출될 최고위원자리 8석을 둘러싼 중진들의 각축전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金大中 대표의 독주로 독자적인 위상을 갖지 못했던 당내 중진급 의원들은 이번 경선을 당 내외에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확인하고 알리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金元基 사무총장 金相賢 당선자 鄭大哲 의원 등이 추천 대의원 확보에서부터 홍보 팸플릿에 이르기까지 총력전을 펼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미래의 서울시장감'이자 야권의 정치스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혀온 趙世衡 신민당 정책위 의장이 가세함으로써 경선 열기를 더욱 달구고 있다. 언론계 출신으로 개인적 능력에 비해 조직기반이 미약하다는 평이 있지만, 조의원 진영은“지난 1월부터‘개혁의 문은 열리는가’라는 팸플릿을 당직자와 전국의 지구당 위원장들에게 배포하는 등 나름대로 경선에 대비해왔다”면서 13대에서 눈에 띄는 의정활동을 펼친 데 대해 대의원들이 고른 지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 한편 李愚貞 최고위원과 朴英淑 전 평민당 부총재도 최고위원 경선에 강한 집념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을 고려하면 1명만 나서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모든 당직의 20%를 여성에게 배분해야 한다는 여성우선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도 승패에 관계없이 경선 출마를 고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 개혁세력‘한목소리’시도

‘메이데이’성명 첫 신호

 민주당 개혁세력들은 과연 언제쯤이면 단일계보를 만들어낼 것인가. 최근 개혁세력간의 모임이 빈번해지고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공동보조’도 취하고 있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 시기가 의외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동보조의 첫 걸음은 지난 1일의‘메이데이’성명. 민주당 내 민주연합과 평민연은‘민족민주운동’권이 노동자의 명절로 쇠고 있는 메이데이에 맞춰 정부의 총액임금제 방침을 비판하는 한편, 당이 노동자 문제에 대해 좀더 깊은 관심을 쏟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일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12일에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가 민주당 내 개혁적 성향의 인사들을 한 자리에 초청하는 모임을 잇따라 열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놓고 민주당 내 개혁세력의 단일화 시기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평민연과 민주연합만이라도 속히 합치자는게 평민연의 입장인 데 비해 李富榮 최고위원이 이끄는 민주연합측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내 모든 개혁적 성향의 인물들을 망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 경제위 구성 실패

鄭周永 대표“그게 바로 레임덕”

 최근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경제위원회’를 구성하려 했으나 촉탁받은 학자들이나 경제계 인사들이 모두 난색을 표명하는 바람에 위원회 구성 자체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가의 한 소식통은“金鍾仁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위원장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려 했으나 사람이 모이지 않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종인씨는“아직 구성된 것도 아니고 구상해본 정도에 불과하다”며 그런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다른 방법도 있는데 굳이 그런 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 국민당 鄭周永대표는 7일 기자들과 만나“청와대가 뒤늦게 그런 기구를 만들려고 하나 임기 말에 누가 그런데 참여하려 들겠느냐”면서“그게 바로 레임덕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평소 민자당 金泳三대표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말을 들어온 정대표는 제휴설을 의식한 듯“내가 실물경제에 밝다면 민주당 金大中 대표는 관리경제에 밝은 사람”이라면서“국가 경영에 필요한 관리경제는 김대표가 나보다 더 잘할 수도 있다”고 민주당 김대표를 처음으로 칭찬해 관심을 끌었다. 또 신정당의  朴燦鍾 대표에 대해서는“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 나오는 것" 이라고 평가절하.

 

민자당 경선 정국에서

대의원들‘살맛’만끽

 민자당 경선 정국에서‘살 맛’나는 사람들. 민자당의 대의원들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국회의원들이 보따리를 싸들고 안방으로 찾아든다.“바쁘실 텐데 집에까지 오실 필요 없이 밖에서 만나자”고 해도 2선이고 3선이고 가릴 것 없이 막무가내로 집으로 쳐들어와 머리를 조아리고, 하다못해 1만원짜리 케이크 한 상자라도 놓고 간다.“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의원이 있는가 하면“세상 많이 바뀌었다”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이도 있다. 경선이 끝난 후에도 대의원들이 안방에 앉아 국회의원의 문안 인사를 받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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