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위하여
  • 이윤삼 편집국장 (yslee@sisapress.com)
  • 승인 2006.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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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의 편지

 <시사저널>은 4월 초 지면 개편을 단행했다. 오랫동안 봐온 독자로부터 ‘이렇게 많이 변하기는 실로 오랜만’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적잖이 손질을 가했다. 독자로부터의 신랄한 비판을 기다리면서 다른 나라 시사 주간지 사정을 살펴보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마침 미국의 ‘언론을 걱정하는 위원회’가 공개한 ‘2006년 뉴스 미디어 현황’을 찾았다.

이른바 3대 주간지로 불리는 <타임> <뉴스 위크>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의 2005년 판매 부수는 감소했다. 독자 연령층도 <타임>은 44.6세에서 45.7세로, <뉴스 위크>는 45.9세에서 46.6세로,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45.9세에서 46.8세로 높아졌다. 이 때문인지 <타임>은 Time.com에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웹 출판에 투자를 더 많이 하겠다고 발표했다. 변화에 대응하고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몸부림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주간지 <더 위크>의 급성장이었다. 2001년 창간한 이 잡지는 독자적인 취재를 하기보다는 국내외 다른 매체에 실린 다양한 뉴스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주간지다. 분량이 긴 심층 기사는 다루지 않는다. 중요한 기사를 간략하게 요약하며, ‘당신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다룬다’는 것이 슬로건이다. 2004년 발행 부수가 24만6천 부밖에 되지 않지만, 1년 전에 비해 38%나 성장했다. 2005년 발행 부수가 10만 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미국의 3대 시사 잡지를 위협할 것으로 ‘현황’은 전망하고 있다.

주간지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더 이코노미스트>나 <더 뉴요커> 같은 전문지의 성장이다. 종합 주간지의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들의 발행 부수는 많이 성장했다.

<더 위크>나 <더 이코노미스트>의 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시사 종합지의 시대는 정말 끝난 것일까? 뉴스 시장이 더 다양하게 분화한다면 3대 잡지가 선택할 길은 어디인가? 심층 보도로 다시 복귀할 것인가. 더 다양한 영역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 계속 변화추이를 주목할 것이다.

<시사저널>은 이번 개편에서 정론과 심층 보도의 비중은 종전과 같이 유지했다. 대신 ‘위클리 윈도’ 같은 고정 지면에 변화를 주어 다양성을 꾀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그것이 독자들의 욕구에 부응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시사저널>은 개편 방향에 대해 검증을 계속하는 등, 변신을 시도할 작정이다. 또 개편 이후 독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인식했다. 3개월 뒤에 독자 조사를 다시 실시해 독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소통 방식에 대한 대안도 내놓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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