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표 사생활도 대변인 몫? 박지원 대변인 ‘튀는 홍보’ 눈살
  • 편집국 ()
  • 승인 1993.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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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전 대표 사생활도 대변인 몫? 박지원 대변인 ‘튀는 홍보’ 눈살
 임시국회가 폐회하기 하루 전날인 7월11일 오후. 민주당 朴智元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을 불러모아 金大中 전 대표가 영화 <서편제>를 관람한 뒤 임권택 감독과 여주인공 오정혜씨를 만났던 얘기를 열심히 전해 주었다.

 박대변인은 특유의 세련된 말 솜씨로, 김 전 대표가 임감독에게 “이전부터 영화에 관심이 있었다. 나도 데리고 다니며 보조로 써줄 수 없느냐”고 묻자 임감독이 “김대표가 영화를 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라고 얘기했던 내용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출입기자들은 처음에는 얘기를 재미있게 들었으나 차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김 전대표의 사사로운 일을 민주당 대변인이 그렇게 열심히 기자들에게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출입기자 가운데 한 사람이 “어째 대변인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자 박대변인은 “내가 김 전대표를 수행했기 때문에 설명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박대변인은 이 날 기자들에게 얘기한 내용을 정성껏 보도자료로 만들어 언론사에 모두 보냈다. 이로써 단순히 김 전대표를 수행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을 잃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저질논평으로 빈축을 샀던 박대변인의 이 날 행동은 당내에서 “미·북한 문제 등 뜨거운 현안에 대한 대변인실의 논평이 요즘 함량미달인 것 같다”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지게 보였다.

목소리 낮춘 김덕룡 장관 변신에 견제설 등 구구한 해석

 김덕룡 장관이 요즘 조용하다. 이른바 ‘실세’로 일컬어져온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작아진 것을 놓고 정가에서는 견제설에서부터 몸조심설에 이르기까지 구구한 해석이 나온다.

 민주계 인사들 가운데 가장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그는 재야 인맥을 청와대·행정부에 수혈하고, 광명시와 명주·양양 보궐선거 공천자 인선 과정에도 나름대로 ‘DR 인맥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DR가 지나치게 독주하는 게 아니냐’ ‘다음을 노리는 것 같다’는 비판론과 함께 김장관에 관한 정보 보고서가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선거 때 움직였던 전국 조직을 여전히 관리하고 있으며 이 사조직은 ‘DR의 차기 구도’를 암시한다는 소문 역시 끈질기게 나돌았다.

 김장관에 대한 견제는 독주를 질시하는 민주계 내부에서부터 행정부와 당내 보수적인 인사, 바깥의 기득권 세력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김장관의 인맥으로 꼽히는 이인제 장관이 정부 내에서 비판에 직면하면서, 정부의 보수적 인사들 내에서 은밀히 거론되던 ‘김장관 인맥의 지나친 급진성’에 대한 비판론이 표면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인지 김장관의 요즈음 몸가짐은 부쩍 신중하고 조용해졌다. 지난 14일 김종필 대표가 주최한 당정 고위관계자 만찬에서도 김장관은 예전과 달리 참석자의 말을 경청하기만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2인자의 지극한 어려움’이 새삼스레 거론되고 있다.

고위층 경고 받고도 잇단 奇言 “황총장은 더 못말려”

 “黃明秀 총장의 어록을 모아 책으로 펴낸다면 《YS는 못말려》보다 훨씬 더 잘 팔릴 것이다”

 민자당 출입기자들은 당사무총장의 잇단 애교·주책 발언을 두고 이런 농담을 주고받는다. 절제되지 않은 발언과 태도를 두고 이미 청와대측의 ‘경고성 주문’이 두 번씩이나 전달됐다고 하지만, 황총장의 기언은 그칠 줄 모른다.

 춘천과 대구 동을 보궐선거 시기를 절충하는 7월14일 양당 사무총장 회담에서도 황총장은 다시 한번 실력을 발휘했다. 민자당이 8월12일안을 내놓자, 민주당은 “휴가철 삼복 더위에 바캉스 선거를 치르자는 거냐. 정확한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8월20일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황총장은 “피서는 말복(8월8일)이면 끝난다. 그때를 지나면 바닷물이 추워 해수욕도 못하고 바다에서 벌레가 나와 바닷물에 들어가지도 못하는데…”라고 그 특유의 장황한 반박론을 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든 것이다.

재물을 버리자니 명예가 울고… 재력가 시·도의원 ‘재산공개’ 골치

 지방의회 재력가 의원들이 재산 공개를 앞두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시·도의원들 중에는 예상 밖으로 재력가가 많은데, 그들은 재산을 처분하기가 수월치 않을 뿐 아니라 재산을 공개하기 전에 의원직을 사퇴하자니 수사 표적이 될 것 같아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개중에는 부동산을 팔아 넘긴 사람도 더러 있긴 하지만 지방의회 의원직보다 재산 쪽에 애착을 갖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한 서울시 의회 의원은 “일반적으로 지방의회 의원의 직위가 국회의원보다 낮기 때문에 재산도 더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나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한 지방의회 의장의 경우 재산이 1천억원 정도 된다는 소문도 있다. 최우선 공천 기준이 재력이었기 때문에 지방 의원들 중에는 재력가가 많다. 지방의회 의원 재산 공개를 통해 부동산 투기 전력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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