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장벽도 허물자”
  • 편집국 ()
  • 승인 1990.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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蘇외무 셰바르드나제, 미ㆍ소외상회담후 제안

 한반도 분단종식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후반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ㆍ소외무장관회담은 한반도 문제를 공식의제로 삼아 이문제에 관한 양국의 의견을 개진했으며 이와 관련,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부연설명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한 국민을 둘로 나누는 장벽이 한반도에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국제사회는 이제 이 장벽을 허물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그동나안 베를린장벽에 관해서는 끊임없는 논의가 있었는데 이제 한반도의 장벽에 관해서도 의견을 제기하라고 요구하고 싶다”고 말하고 “만약 우리가 한반도의 장벽마저 제거한다면 이는 굉장한 사태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셰바르드나제가 언급한 ‘한반도 장벽’은 새해초 북한의 金日成주석이 신년사에서 말한 ‘콘크리트 장벽’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여 북한측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발언은 소련의 한반도문제에 대한 관심이 구체화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ㆍ소 양국은 이날 셰바르드나제ㆍ베이커 회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라고 남ㆍ북한간으 대화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공동성명은 또 미국은 북한이 핵 안전조치에 관한 협정을 조속히 매듭짓고 성실히 준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북한의 핵무기 제조 잠재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LAEA)와 핵 안전조치에 관한 협정을 거의 마루리 했다고 베이커 장관에게 알려줬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북한이 핵 안전조치에 관한 협정을 거의 마루리했다고 세바르드나제가 베익커에게 밝힌 것으로 이는 사실상 소련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것은 곧 북한에 대한 개방 유도에 소련의 역할이 주효할 수 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반도분단과 관련된 문제가 미ㆍ소의 원칙적 합의 이후 양국의 새로운 세계전략에서 한반도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동성명은 미ㆍ소가 “태평양 및 동북아시아문제를 논의했으며 이 문제에 관해 조속히 양국간에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힘으로써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빠른 시일 안에 가속화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일본의〈도쿄신문〉은 미ㆍ소 양국이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대화진전을 촉구한 데 이어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재차대화를 촉구한 것은 남북간의 군사분계선 계방은 물론 장차 남북통일까지 겨냥한 소련의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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