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3세인 가네모토(한국명 김지헌)는 도호쿠 복지대학을 졸업한 1991년 드래프트 4위로 히로시마에 입단했다. 체력만큼은 자신했던 가네모토는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했던 히로시마에 입단한 뒤 큰 절망감에 휩싸였다. 프리 배팅에서 자신보다 체구가 작은 선배들이 가볍게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펜스 위로 넘기는 것을 보고는 ‘내 몸은 이 세계에서 통할 수가 없다’는 것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입단 2년간 2군에서 보낸 가네모토는 웨이트트레이닝에 목숨을 걸었다. 입단 당시 78kg이었던 체중은 90kg으로 불었지만 체지방은 변함이 없다. 루키 시절 근력 강화를 위해 사용했던 덤벨의 최대 무게가 1백37kg이었지만 최근에는 무려 2백10kg까지 늘어났다.
가네모토는 그동안 연속 출전 기록이 깨질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초인적인 힘으로 버텨냈다. 2004년 7월29일 주니치전에서 오른 손등에 공을 맞아 손목 연골에 골절상을 입은 가운데 붕대를 감고 한손으로 안타를 쳐낸 일화는 유명하다. 2005년 여름에는 허리 통증에 이어 위장염까지 겹쳤다.
가네모토는 1997년 타율 3할1리에 33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정상 정복 가능성을 보였다. 2000년에는 4번 타자로 뛰며 타율 3할1푼5리에 30홈런, 30도루를 기록해 일본 프로야구 사상 일곱 번째로 ‘트리플 스리’를 작성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2003년 한신으로 옮긴 가네모토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는 마침내 지난해 타율 3할2푼7리에 40홈런, 1백25타점의 맹활약으로 한신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센트럴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