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검증되는 창조론
  • 김상현 기자 ()
  • 승인 1994.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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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과학(Creation Science)'은 진정한 과학일 수 있는가. 창세기에 나오는 내용이 모두 과학적 사실이라는 전제에서 이를 증명하고자 하는 창조과학자들이 진화론을 반박하는 논리는 크게 세 갈래이다. 생명의 기원을 이루는 단세포 하나라도 우연히 생기기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그 하나. 단세포→식물→무척추동물→어류→양서류→포유류→원숭이→인간에 이르는 진화 단계에서 종과 종을 연결하는 중간 생물의 화석이 하나도 없다는 반박이 그 둘. 진화론이 우주의 모든 것은 고갈?분개되는 열역학 제2법칙과 배치된다는 주장이 그 세 번째 반박 논리이다. 결국 진화론은 관찰과 해석을 할 수 있을뿐 실험이나 증명을 할수 없는 학문이라는 얘기다.

 이병훈 교수(전북대?동물분류학)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아미노산이 단백질로 될 가능성은 확률적 조건에 맞지 않을 뿐더러 중간화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곧 하나님의 창조의 증거라는 주장은 난센스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도 생물 같은 개방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라고 반박한다.

 국내에서 창조과학회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최근 중?고교 생물 교과서에 창조론을 넣느냐 마느냐로 논란을 빚은 데다. 노아의 방주를 조선공학적으로 검토한 선박 해양공학연구센터의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그 계기이지만, 정작 창조과학회의 역사는 퍽 긴편이다.‘성경의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이를 전파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성서를 믿는 데에 방해물이 되는 진화사상을 과학적 자료로서 부정하고자' 81년 창립한 창조과학회는 석?박사급 정회원 3백 여명을 거느리고, 그동안 5천여 회의 강연회를 통해 진화론을 반박해왔다.

 송상용 교수(한림대?과학사)는 "창조과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중 잣대를 가졌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진화론을 반박할 때에는 과학적 잣대로 허점을 비판하고, 창조론을 말할 때에는 비과학적인 신념의 잣대를 쓴다는 것이다.

 "과학은 그 방법상 관찰과 실험으로 꾸준히 탐구해가는 과정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 신의 존재나 기적을 명제로 다룰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이병훈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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