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안테나
  • 워싱턴 이석렬 특파원·변창섭 기자 ()
  • 승인 2006.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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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부시 인기 만회 안간힘 클린턴 비난에만 급급

 미국 태동령선거에서 공화·민주 두 정당이 들고 나온 정강정책은 훨씬 보수적이다. 지난달 당대회를 연 민주당이 중도 온건 노선으로 새옷을 입기로 한 것은 자유주의 정당이라던 민주당의 보수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항상 보수주의 정당으로 군림했던 집권 공화당도 기왕의 보수노선보다 훨씬 색깔이 짙은 초보수주의를 표방했다. 무엇보다도 공화당이 채택한 정강정책들은 낙태를 금지시키기 위한 헌법개정을 지지하겠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기독교 보수주의 주장과 일치한다.

 부시 대통령이 지명수락 연설에서 강조한 가정중심 가치관의 확립과 같은 도덕적인 문제 또한 경제문제 못지 않게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경제문제는 별로 언급하지 않은 채 클린턴과 민주당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지명대회 직후 지방유세에 나선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입후보자의 신뢰성 따위만 거론하면서 경제와 관련한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해 인신공격에만 열중한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당장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올 방안에 쏠려 있기 때문이었다.

 당대회 중 연사들이 한 목소리로 클린턴과 민주당을 공격하는 바람에 부시의 지지도가 다소 높아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부시가 인기 만회를 위해 클린턴의 사람 됨됨이를 두고 공격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사령탑이 되어 전열을 가다듬은 부시 진영이 과연 정책대결로 정면돌파를 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두달 남짓 남은 기간에 부시의 인기가 과연 크게 올라갈 수 있을까. 관측통들은 경제상태가 현저히 좋아질 경우, 국제적인 위기가 미군 투입을 필요로 하여 전쟁 상태가 발생할 경우, 그리고 출마를 포기한 로스 페로가 부시 지지를 표명할 경우의 세가지 중 어느 하나가 생긴다면 부시의 승리는 틀림없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아직은 ‘오늘 당장 투표를 하면 누구에게 표를 찍겠느냐’ 하는 질문에 클린턴을 선택하겠다는 사람이 조금 더 많은 상태다.

 

■ 아프가니스탄

권력 놓고 강온파 유혈전 ‘제2의 베이루트’ 가능성

 11년 동안 지속된 SSO전 끝에 평화를 되찾았는가 싶던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포성이 울리고 있다. 회교 강온파는 분쟁의 초점을 나지블라 공산정권으로부터 이양받은 권력에 두고 있다.

 이간은 대립의 뿌리는 20년 전의 카불대학에 있다. 이 대학 ‘운동권’은 크게 나지블라의 공산주의파와 라바니 교수(현 대통령) 및 헤크마티아르(현 반군지도자)의 회교 원리주의파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 후 게릴라투쟁 과정에서 다수민족인 파슈튼족 출신의 헤크마티아르는 초강경 입장으로 돌아서 소수 타지크인을 대표하는 라바니와 대립하게 됐다.

 지난 4월 유엔 중재로 게릴라 세력이 집권하게 됐고 6월에 온건파인 라바니가 대통령에 올라 한동안 회교 연립정권이 유지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라바니가 강경파를 정부에서 추방하자 헤크마티아르는 이에 불복하고 카불시에 총공세를 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3일간의 내전으로 1천8백여명이 사망했다. 한 외교관은 “카불은 제2의 베이루트가 됐다”고 말했다.

 

■ 브라질

콜로르 대통령 부정축재 추문으로 ‘폐기처분’ 위기

 리우 환경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페르난두 콜로르 브라질 대통령이 최근 부정축재 추문으로 위기에 몰리고 있다. 대부분의 각료는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며 학생들은 “콜로르를 구속하라”며 관을 메고 거리를 행진한다. 의회 특별조사위원회는 콜로르가 취임 전부터 여러 정부사업을 미끼로 기업으로부터 수백만달러의 정치자금을 챙겼음을 확인한 1백5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야당은 대통령을 탄핵할 방침인데 콜로르는 이를 저지할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한 형편이어서 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정치적 혼란상이 20여년의 군정 끝에 지난 85년 부대로 복귀한 군부를 또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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