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을 보는 눈(2)
  • 도쿄 · 김승웅 편집주간대리 ()
  • 승인 1990.04.15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솔력에 한계 드러내

일본에 비친 김정일은 어떤 인물인가. 능력 하나만을 두고 따질 때 "보통사람의 능력정도다. 좀 후한 점수를 준다 치더라도, 보통사람보다 조금 나을까말까 한 수준" 이라는 것이 일본의 한 북한전문가의 진단이다

 김정일에 대한 일본측 조사분석은 외무성 아시아국과 방위청, 그리고 관방장관 직속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일본전문가들의 촉각에 잡힌 김정일은 몹시 부끄럼을 타는 인물로 나타나 있다. 자기가족에 대한 얘기를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생모 金正淑과는 어렸을 때 생이별을 한 데다 배다른 동생 金平日(35 ·駐불가리아대사)의 신언서판이 출중하고 군부의 지지도가 높아 김정일의 잠재의식 속에는 가족에 관한 한 어려서부터 깊은 열등감과 시샘이 도사려 있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일본인 치고 김정일을 직접 만나본 사람은 아직 없다. 아버지 김일성이 일본정치인이나 언론인을 만난 예는 여러 차례 있지만 김정일이 일본인을 공식대면했다는 기록은 없다. 반드시 일본인을 싫어해서는 아니고, 외국인을 대하거나 다루는 데 있어 뭔가 불편한 심기가 깔려있거나 혐오감 비슷한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곳에서의 분석이다. 대신 같은 외국인이라도 여성한테는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은 북한주민들에게 별다른 인간적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관광을 마치고 귀국한 일본여행객들의 귀국담이다. 북한관광안내원들에게 김정일이 어떤 인물이냐고 묻는 일본 관광객들이 부쩍 많아졌으며 이에 대해 "아버지는 좋은데 아들은 싫다"고 대답해주는 솔직한 안내원도 있다는 것이다.

 주석직 조기승계에 관한 일본의 시각은 한마디로 부정적이다. 주석직 계승은 언젠가는 필연적이되 적어도 지금의 시점에서는 '불가' 쪽으로 기운다는 것이 일본측 시각이다.

 북한통으로 알려진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교수(시즈오카사縣立大조교수)도 '불가'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그는 북한의 부자세습이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서 김정일이 군사 · 외교 등 중요 국사에 관해서 아직껏 결정권이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권력계승이 가능한 시기로 그는 오는 92년, 즉 김일성의 나이가 팔십이 되고 김정일이 50세가 되는 해를 예상하고 있다.

 김정일이 맞닥뜨릴 '최대의 당면과제'로 일본전문가들은 취약한 軍통솔력을 꼽는다. 군부로부터의 '강요된 지지'는 받고 있되 군사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고 지휘권마저 아직은 유보된 상태라서, 김일성 사후군부의 비판대상이 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약간은 비정상적인 그의 성격을 고려대상에 넣을 때 이런 추측은 더욱 가시적인 것이 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