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가공 기술 자신있다”
  • 편집국 ()
  • 승인 2006.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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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피복회사, 일본에 연간 35만벌 수출



 북한에서 제일 큰 합영회사인 모란봉피복합영회사는 5층 건물에 8백여 사원을 포용하고 있었다. ‘모란’이란 이름이 붙은 공장이 3개나 돼서 운전기사가 길을 찾는 데 다소 혼란을 겪었다. 영업부 지도원 이수련씨의 안내를 받으며 피복 공장을 들어서는데 구수한 음식 냄새가 흘러나왔다. 사원들의 점심을 공장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그것을 준비하는 데서 풍기는 냄새였다.

 피복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어야 한다. 피복 공장 안은 모두 장판바닥이다. 가끔씩 남자가 보이기도 했지만 근로자는 거의가 여성이다. 미혼 여성이 많아 전체의 80%를 차지한다는 얘기이다. 일하는 시간에서부터 임금 수준과 가족관계 따위를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이수련 지도원이 재봉일 하는 데 가서는 질문을 피해달라고 부탁한다. 물건이 계속 돌아가는 ‘흐름공정’이기 때문에 제때제때 물건을 넘겨주어야 그날 할당량을 끝낼 수 있고 또 뒷 사람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흐름 공정은 제품 하나를 시작해서 한 부문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하나의 작업반을 이루고 있다. 작업반별로 도급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작업반이 만든 제품이 많으면 작업반 전체에게 노임을 더 주거나 상금을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모란봉피복공장에서는 주로 점퍼와 블라우스, 신사복을 만들고 있다. 점퍼는 일본에서 원단과 스타일을 보내오면 일본 기술자의 지도를 받아 제조하는데, 일본기술자는 금년 말쯤이면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북에서 약 5천엔 정도 나가는 이 점퍼는 말끔히 뽑아진 최신 유행 고급 점퍼이다.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는 이 제품은 이번에 약1만2천벌을 주문받았다고 한다. 양복에는 버킹검이란 상표가 붙어 있었는데 Made in D.P.R.K라고 적혀 있다.

 이 회사는 1년에 신사복 15만벌, 점퍼 10만벌, 블라우스 10만벌을 일본으로 가공 수출하는데 수출액은 수천만달러라고 알려준다. 88년 9월에 조총련과 합영으로 시작해 작년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합영총국 김창길 서기장은 처음에는 제품 수준이 일본제품 기준으로 60% 정도였으나 이제는 90%를 넘어섰다고 말했고, 이수련 지도원은 “일본에서 우리 제품이 남조선도 중국도 밀어냈다는 통신이 보도됐다”면서 “갈수록 자신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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