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 편집국 ()
  • 승인 2006.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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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의원 사무실 적막강산 盧대통령 탈당 탓



 노태우 대통령의 처남이라는 사실 때문에 문전성시를 이뤘던 김복동 민자당 의원의 사무실이 요즘 ‘적막강산’으로 변했다. 노대통령의 탈당선언 이후에는 파장 분위기가 더욱 뚜렷하다. 그의 방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을뿐더러 보좌팀이 모임을 주선하려 해도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피하는 탓에 일상의 모임도 갖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다. 불과 수개월 전 그가 주최하는 골프 모임이 5~6개 정도 겹치기로 예약되기도 했던 것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두고 정가의 한 인사는 “노대통령의 탈당을 예측한 《최후의 계엄령》대로라면 김의원이 정호용 의원과 함께 민정계 이탈을 주도해 신당을 만드는 등 큰 활약을 하는데, 그와는 반대로 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제14대 총선 때 대구에서 당선된 그는 대통령후보 가능성까지 비쳤고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의 모임을 주선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 초기단계에서 김의원은 이종찬 의원을 지지하는 듯한 언행을 보였으나 나중에는 김영삼 후보 추대쪽으로 기울었다. 당시 많은 정치권 인사들은 김의원의 행동을 통해 ‘노심’을 읽기도 했다.

 정호용 의원의 민자당 입당이 어려운 것은 TK(대구·경북)세력 주도권 다툼과 관련한 김의원의 견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자·민주 舌戰 감정싸움으로 ‘집권 야당’ ‘離黨’ 신조어 속출

 선거관리 중립내각 구성을 둘러싼 민자·민주 대변인 사이의 설전이 치열하다. 민자당 朴熺太 대변인과 민주당 朴智元 수석부대변인이 주로 담당하고 있는 공방전은 단순히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논평 차원을 넘어서 감정싸움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민자당 박대변인은 23일 민주당의 내각 총사퇴 요구와 관련해 “지금이 혁명상황이며 민주당은 점령군이냐”하고 비난한 데 이어 25일에도 “소수야당인 민주당이 곡도 모른 채 노래 부르는 격”이라면서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권력 향유가 아니라 냉수 한잔”이라고 원색적인 단어를 써가며 깎아내리기에 총력을 쏟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부대변인은 “민자당 박대변인은 민자당에 불리한 일이 터지면 閉口無言하다가 남의 당에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그 진위를 확인조차 하지않고 되지도 않은 말로 비아냥 거리는데, 이것은 대변인으로서나 정치인으로서 기본적인 자질 미달이 아닐 수 없다”고 박대변인을 직접 겨냥한 반박 논평을 냈다.

 한편 盧泰愚 대통령의 탈당과 관련해 민자당내에서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갖가지 조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金榮龜 사무총장은 25일 “우리가 ‘失權 여당’이라면 민주당은 ‘집권 야당’이라도 됐느냐”하고 비아냥거렸고 박대변인은 “노대통령은 대선의 공정관리를 위해 잠시 당을 떠난 것이므로 탈당이 아니라 離黨”이라고 金鍾泌 대표의 ‘離黨論‘에 궁색한 논리를 달았다. 이런 박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당내에서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는 빈축을 샀다. 민자·민주 양당 대변인 사이의 말싸움은 점입가경이다.

“국민당 민주화는 緣木求魚” 정대표 ‘전횡’ 여전

 국민당 鄭周永 대표가 요즈음 도처에서 돌발하는 암초에 시달리고 있다. 김찬우 의원이 탈당한 뒤 나머지 충청권 의원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데다 지난 21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의원 총회는 정대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한결같이 정대표가 총선 때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지역 공약사업을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일부 의원들은 ‘정대표 면담’이 너무 힘들다고 불평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대표의 심기를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문제는 주요 당직자들의 당내 민주화 요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대표의 미국·멕시코 순방기간 동안 세차례나 회합을 가진 주요 당직자 9인은 “정대표의 독주와 전횡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귀국 이후 김동길 최고위원을 내세워 부분적인 당내 민주화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에게 사회를 맡긴 첫 회의에서도 여전히 정대표가 발언을 독점해 참석자를 사이에는 “국민당에서 당내 민주화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라는 푸념이 오갔다고 한다.

고속전철 등 ‘호재’ 수두룩 민주 초선의원들 국정감서 별러

 국회 정상화가 예고되면서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의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盧泰愚 대통령의 민자당 당적 이탈과 불투명한 정권의 향배 등 갖가지 변수가 도사린 가운데 10월 중순부터 치러질 이번 국정감사를 벼르는 이들은 야당 초선의원들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보좌관은 “요청한 감사 자료를 제때에 보내주지 않는 등 구태는 여전하지만 정부·여당이라는 높은 방파제가 무너져내린 탓인지 예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한다.

 이번 국정감사에는 영종도 신공항건이나 경부고속전철건 등 야당의 호재가 수두룩하다. 남북한 관계 개선에 따라 과거에는 금기시 되었던 ‘성역’도 일정 부분 개방되었기 때문에 야당으로서는 국정감사를 벼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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