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들은 모두 옷을 벗어라”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6.04.2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석 교주에게 성폭행 당한 여신도 증언

 
“새벽마다 애가 벌떡 일어나 여권을 찾는다. 아직도 중국에서 탈출하려는 꿈을 꾸는 것이다.” JMS 정명석 총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하는 김씨(28)의 어머니 정 아무개씨(52)는 딸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8년 전 JMS를 접한 김씨는 열혈 신자로 김씨가 직접 전도한 후배도 많다. 김씨는 ‘상록수(가톨릭 수녀처럼 평생 결혼하지 않고 교단을 위해 사는 신도)’가 되기로 자원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다.

어머니 정씨는 딸이 외국으로 간다고 할 때부터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고 말했다. 문화교류단으로 나간다는데, 파티복이라는 것이 야한 속옷 같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JMS 태권도부 소속이었다. 김씨와 함께 3월28일 인천항을 출국한 사람들은 모두 같은 태권도부원이자 열성 신도로 남자 아홉 명, 여자 다섯 명이었다. 일행은 12시간30분을 이동해 3월29일 중국 다롄시에 도착했고, 이후 안산시로 갔다.

며칠 동안 안산시 바이스텔 빌딩과 주변 숙소에 머무른 김씨 일행은 4월2일 일요일 예배를 본다며 첸산 별장으로 이동했다. 별장에는 이미 한국인 신도 수십명이 있었고, 일본 전통 복장을 입은 여성들도 있었다.

예배와 예술제가 끝난 오후 4시경 김씨를 비롯한 여성 신도 8~9명은 정명석 총재 상견례를 했다. 이 자리에는 남성 신도 출입이 금지되었다. 이때부터 충격적인 장면이 전개되었다. 정총재는 신도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했고 선배 신도들의 지시에 따라 순순히 옷을 벗기 시작한 것이다. 김씨는 옷을 벗지 않으려고 했지만 홀로 저항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정총재는 교단에서 추앙받는 존재였고 그의 명령은 거스를 수 없는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선배 신도들은 빨리 옷을 벗으라며 눈치를 주었고, 누가 누구편인지,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성행위가 이어졌다. 김씨의 친구 장 아무개씨(27)가 먼저 지하 1층으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고 김씨는 다음날 새벽에 당했다.

다음날 아침 김씨는 정신을 수습하고 상황을 정리했다. 친구 장씨와 대화를 나누며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고 탈출을 결심했다. 김씨는 장양과 함께 4월3일 아침 정총재 일행이 등산을 간 사이 별장을 탈출했고 그날 저녁 서울에 있는 어머니에게 국제전화로 구조를 요청했다.

4월4일 김씨와 장씨는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선양 공항에 갔다. 그러나 미리 공항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신도 여섯 명에게 다시 붙잡혔다. 공항 경찰이 김씨가 신도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모두 체포했다. 김씨로부터 성폭행 사실을 들은 공항 경찰은 안산 경찰서에 사건을 인계했고 안산 경찰서는 피해 여성들로부터 정액을 채취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김씨는 “직접 성폭행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정명석의 실체를 알 수 없다. 나도 한 달 전까지는 정명석과 관련한 추문이 모두 음해라고 믿었다. 옛 JMS 친구들은 나를 ‘귀신 들렸다’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진상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