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감투는 아무리 많아도 부족
  • 문정우 기자 ()
  • 승인 1994.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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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선 의원들 ‘자리 싸움’ 갈수록 치열…황인성ㆍ황낙주 국회의장 노려



 제14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다선 의원들의 마음이 분주하다. 국회의장ㆍ부의장ㆍ상임위원장 등 자리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국회직 개편은 각 당의 당직 개편과 맞물리기 때문에 정치권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의 관심은 우선 이만섭 의장의 경질 여부에 쏠린다. 이만섭 의장 경질은 김종필 대표 체제의 조기 종식을 의미할 수도 있다. 김 대통령이 국회의장 자리를 민주계 인사로 채우면 집권 중반기는 친정체제로 가겠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는 까닭이다. 현재 여권에서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눈에 띄게 움직이는 사람은 황인성 전 총리와 황낙주 현 국회부의장이다. 이들은 요즘 여의도의 호텔 커피숍에서 여권 인사들과 분주하게 접촉하는 것이 목격됐다.

막강한 정보위원장 자리는 4파전
 민자당 3황의 한 사람인 황명수 전 총장은 2황의 거취에 신경을 쓰고 있다. 2황의 자리 움직임에 따라 국회부의장 자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의장 후보로는 현 국방위원장인 신상우 의원과 김윤환 의원이 거론된다. 황낙주ㆍ신상우 의원은 민주계 중진이라는 프리미엄이, 황인성 전 총리는 호남 출신이라는 강점이 있다. 김윤환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국회의장 자리는 절대 맡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부의장 자리를 놓고는 범주류로부터 지원받고 있다고 자처하는 김봉호 의원, 충청권의 기수 김영배 의원, 당내 최고령인 홍영기 의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부의장 선출 방식을 놓고도 의총에서 경선(노무현ㆍ이부영 최고위원), 선최고회의 후의총(김원기ㆍ조세형 최고위원), 최고위원회의에서 선출(유준상ㆍ신순범ㆍ권노갑ㆍ한광옥 최고위원) 등으로 당내 의견이 팽팽할 만큼 경합이 치열하다.

 14대 국회 후반기부터는 상임위가 현재의 16개에서 2개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위원회 신설은 거의 확실하고, 환경위 신설, 교통ㆍ체신위 분리, 경제과학위원회 분리 등 상임위의 신설ㆍ분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인기가 없는 노동위를 다른 상임위와 합쳐 균형을 이룰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여권에서는 지난번 원구성 때 노동위를 지원한 사람이 최상용 의원 한 사람밖에 없었다. 나머지 의원들은 모두 상임위 변경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수석부총무의 상임위원장 ‘영전’이 관례여서 이성호 수석부총무의 상임위원장 기용이 거의 확실하다. 본인은 건설위원장을 희망하고 있다. 신설될 정보위원장 자리는 안기부를 상대하는 막강한 자리이니만큼 경합이 치열하다. 내무부 장관 출신인 정석모 의원과 황명수 의원(국회 부의장에 선임이 안될 경우), 안기부 출신인 김영광 의원, 내무부 장관 출신인 박정수 의원이 자리를 탐내고 있다. 정의원과 황의원은 5선과 4선이며, 김ㆍ박 두 의원은 3선이다. 재무위원장에는 같은 민주계인 김정수ㆍ김봉조 의원과 경제기획원 관료 출신인 박명근 의원이 경합하고 있다.

 김진재ㆍ심정구 의원은 교체위원장, 박재홍 의원은 경과위원장 자리를 생각하고 있으며, 국방위원장 자리는 신상우 의원의 거취에 따라 판명날 전망이다.

 민주당 사정은 훨씬 복잡하다. 다음 전당대회 패권을 노리는 각 계파는 자기 사람에게 자리가 돌아가도록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 돌아가도록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 돌아갈 자리는 환경위가 신설되며 현재의 5석에서 6석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환경위원장 자리는 당 환경특위 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는 박 실 의원(3선)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3선 의원인 이영권 의원은 교육위원장, 홍사덕 의원은 당직을 맡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장 자리를 기대하는 듯하다. 김병오 정책위 의장과 김태식ㆍ이 철 전 총무 등도 야당몫 상임위원장 자리에 앉을 유리한 위치에 있다. 박석무ㆍ정상용ㆍ정균환ㆍ김충조 의원 등 재선 의원들의 도전도 만만치는 않다.
文正宇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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