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 고혈압 . 당뇨 3대 성인병 클리닉 베스트10
  • 글 . 박중환 기획위원 . 사진 . 나명석 기자 ()
  • 승인 199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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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의료의 질’첫 평가…조사기간 6개월 세브란스병원2관왕, 서울대병원 2~3위로 밀려

 ‘보건 분야의 품질, 즉 의사나 병원의 품질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것이 통념이 되어 있으나 이것은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다. 병원마다 어떻게하면 좀더 돋보일까 고심하는 것만큼 품질에 차별이 나게 할 수 있는 핵심 요소는 없다.’톰 피터스 《경영 혁명》에서 암 . 고혈압 . 당뇨. 이 세가지 질병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앓는 성인병이자, 한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병마이다.

《시사저널》과 코리아리서치센터는 지난 6개월 동안 암, 고혈압성 질환(뇌졸중 . 심혈증 포함, 이하 고혈압), 당뇨병을 치료하는 국내 병원 가운데 의료 서비스 체제를 가장 잘 갖춘 10대 클리닉(전문과)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암과 고혈압 두 분야에서 최고는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암센터와 심혈센터, 당뇨는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 밖에 10안에 뽑힌 클리닉들은 모두 국내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한국인 3대 성인병의 베스트 10 클리닉’은, 흔히 이름난 의사를 중심으로 하는 ‘명의’를 선정하여 시정의 인기에 영합하는 접근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시도를 해서 얻은 결과다. 세칭 일류 병원의 순위를 반영하는 명성 평가는 더욱 아니다. 이 기획의 의의는 국내 처음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을 평가한 데 있다.

전문성 확보 위해 16인 위원회 구성
 《시사저널》과 코리아리서치센터는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권위 있는 전문가들로 16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료의 전문성 △조사의 객관성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조사 틀과 평가 잣대를 만들었다.

 고도의 휴머니즘과 테크놀로지를 요구하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완벽하게 평가할 수단과 척도는 없다. 최선의 잣대와 평가 방법이 있다 하여도, 인술을 점수화하여 등수를 매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 하는 반론이 으레 제기된다. 의료의 산업화 추세에 따라 병원간의 서비스 경쟁이 필연적으로 요구되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있다.

 《시사저널》이 의료계의 우려와 반론에도 불구하고 3대 성인병에 관한 베스트 10 클리닉을 평가 . 선정한 것은,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훨씬 많다는 판단에서이다. 일부에서는 자칫 병원 간의 과장 경쟁과 환자 몰리기를 부채질한다고 염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개방 시대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행 의료보험 제도가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의료 서비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얻을 것’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 얻을 것에서 무엇보다 기대하는 바는 국민으로 하여금 병원을 선택하는 폭을 넓히게 하려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베스트 10 클리닉’평가 결과는 무턱대고 명의나 일류 병원을 찾는 국민에게 체계화한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는 유익한 구실을 할 것이 틀림없다.

 보건 의료에 관한 국민적 욕구는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해마다 많은 전문 의료인이 배출되고 고층 병원이 치솟고 있지만, 양적인 팽창에 비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은 제자리 걸음이다. 이런 탓에 국민과 의료인 사이에 불만과 불신의 골이 날로 깊고 넓어져 간다.

자료 협조 안된 일부 병원은 제외
 《시사저널》과 코리아리서치센터는 완벽한 것은 아닐지라도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최선의 평가 방안을 동원하였다. 아쉽게도 이 기획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미처 자료 협조를 마감일까지 하지 못한 일부 병원은 부득이 평가에서 제외했다. 조사 과정에서 의료계 일부가 거세게 반대했는데도 불구하고 평가 결과를 보도하는 것은, 이 평가가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되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게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은 이번 커버 스토리에 이어 상세한 평가 결과를 암 . 고혈압 . 당뇨 순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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