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페이스 김원기 최고위원 권한대행 맡자 ‘흥분’
  • 편집국 ()
  • 승인 1994.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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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포커 페이스 김원기 최고위원
권한대행 맡자 ‘흥분’

金元基 민주당 최고위원의 별명은 ‘지둘려’이다. 매사에 느긋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는 성격 때문에 오래 전부터 따라붙은 별명이다. 뿐만 아니라 좋고 싫은 내색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전형적인 포커 페이스가 김최고위원이다.

그런 김최고위원이 李基澤 대표최고위원의 미국 방문 기간에 대표권한대행직을 맡으면서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인 사실이 야당가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김최고위원은 대행을 맡은 틈을 타서 ‘동작 빠르게’ 기자회견을 가졌다. 나아가 상무대 관련 국정 조사를 위한 증인 선정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을 참고인으로 채택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물론 이회창 국무총리 경질이라는 비상 상황이 작용하긴 했지만, 김최고위원의 활발한 행보는 주변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최고위원은 당외에서도 권한대행직을 톡톡히 활용했다. 4월23일 재야인사 김근태씨가 주도하는 ‘통일시대 국민회의 추진위원회’ 발기인대회에서 사회자는 여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그를 ‘김최고위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지적을 받아들여 사회자는 “김대표권한대행께서…”라고 정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화환에도 최고위원이라는 상임직 대신 대표권한대행이라는 한시적인 직함이 등장했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평소 신중한 언행으로 소문난 김최고위원이 이처럼 ‘튀는’ 행동을 보인 까닭을 놓고, 이기택 대표에 대한 경쟁심리를 드러낸 것 아니냐 하는 해석이 오갔다. 그는 이대표와의 경쟁 심리 때문에 야당이 강경론으로 흐르고 있다는 보도가 있자, 박지원 대변인을 불러 질책하기도 했다.

김최고위원이 권한대행직을 십분 활용한 것은 당내 지도력 못지 않게 국민을 겨냥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전북 지역의 좌장’이라는 든든한 정치 기반에다가 당내 보수와 진보 세력으로부터 두루 신망을 얻고 있음에도, 그에 걸맞는 대중적 이미지는 쌓지 못했다. 김최고 측에서는 대행직을 ‘김원기 이미지’를 심는 절호의 기회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YS 참모 중에는
‘NO'라 말할 사람이 없다”

이회창 총리가 경질된 뒤 청와대 수석 비서관을 맡고 있는 민주계의 한 인사는 “이총리가 신하로서의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서는 ‘민주계다운 말씀’이라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계라는 정파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보면 납득이 간다는 이야기다.

스스로를 ‘가신그룹’이라고 부르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계는 독특한 시험 과정을 거쳐 보스에 대한 철저한 충성이 확인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시험 과정은 새벽 일찍 보스의 집을 찾는 데서 시작된다. 이같은 관행은 지금도 민주계 중진의 비서들에게 대물림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머리보다는 발로 뛰는 사람들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민정계의 한 인사는 “민주계의 이같은 정치사회화 과정의 문제점이 인치로 집약되는 청와대의 정국 운영 방식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게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 주변에 없다는 이야기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 강철선 의원
“늙은 생강의 매운 맛 보여 주겠다”

민주당 姜喆善 의원(59·전북 옥구)은 요즘 국회에서 가장 바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다. 상무대 정치자금 유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담당할 국회 법사위의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강의원은 최근 매일 텔레비전과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려 갑자기 유명해졌다. 지역구인 전북 옥구에서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매일같이 격려 전화가 쏟아져 무척 고무돼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내에서 이기택 대표로부터 선배 대접을 받는 몇 안되는 원로 의원 중 한 사람인 강의원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노동위 김말룡 의원과 마찬가지로 ‘늙은 생강’의 매운 맛을 단단히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여당이 별 소리를 다 해도 원칙을 양보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원칙이란 “정치자금 의혹을 조사하면서 정치인을 증인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후보 인기 조사
박찬종 의원 압도적 1위

여론조사기관인 서울리서치센터(소장 민봉숙)는 서울 시민 1천3백43명을 대상으로 민선 서울시장 후보 9명(고 건 박세직 박찬종 이부영 이종찬 이 철 조세형 황산성 홍사덕)에 대한 인기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박찬종 의원이 종합지지도 1위(35.7%) 홍사덕 의원 2위(9.9%) 이 철 의원 3위(5.9%)로 나타났다. 특히 박의원은 성별·연령별 조사에서도 모두 압도적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박의원의 민자당 입당설도 나돌고 있는데, 박의원은 “문정수 총장이 내 친구인데 아무 말도 안하더라”며 이를 부인했다. 황산성 씨는 여성 쪽에서 3위(5.6%) 60대 이상에서 2위(3.4%)를 차지했고, 민주당 조세형 의원은 50대에서 2위(5.4%) 60대 이상에서 3위(2.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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