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피자, 8월 생환
  • 정희상 기자 ()
  • 승인 1994.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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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국 쿤사지역 탈출 문충일씨 일가족 ‘구명운동’결실

동남아시아 마약 왕국 쿤사 진영을 탈출한 뒤 방콕에서 숨어 지내온 문충일씨 일가족(《시사저널》 제224.225합병호.229.231.236.243호 참조)이 유엔으로부터 난민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지난 6월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훈령을 내려 문충일씨 일가족이 유엔 차원에서 구명될 난민 판정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대사관은 태국의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실 대표부와 접촉해 문씨를 인터뷰시켰고, 그 결과 7월10일께 유엔이 문씨 일가족에게 난민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 문충일씨 일가족이 희망하는 한국행은 한국 정부와 태국 정부의 외교적 뒷마무리만 남겨둔 상태이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문충일씨 일가족이 무국적 상태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태국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 문제를 태국 정부와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씨 일가족이 안전하게 태국을 벗어나기까지 태국측에서 의법조처하지 않기로 일단 약속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정부, 문씨 귀국 마무리 작업

 현재 정부는 문씨 일가족이 귀국하는 데 장애가 될지도 모를 태국.중국 정부와의 외교문제발생 소지를 제거하면서, 국내 관계기관들 간의 협조를 위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상태이다.

이에 따라 문충일씨 일가족은 늦어도 오는 8월중으로는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월 《시사저널》이 쿤사지역을 탈출한 문충일씨 일가족소식을 처음 보도할 때만 해도 정부는 외교문제 해결에 난색을 표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정부의 태도가 4개월 만에 ‘구명’쪽으로 바뀌고, 이번에 사실상 귀국길을 트는 유엔 난민판정까지 받게 된 것은 그동안 《시사저널》과 국내 인권단체, 방송매체들의 집요한 구명운동이 뒤따랐기 때문이다(왼쪽 일지 참조).

 현재 문충일씨 일가족은 한국대사관의 ‘보호’로 쿤사측의 체포 위협에서는 일단 벗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문충일씨는  《시사저널》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국내에서 우리 가족 구명을 위해 노력해준 분들께 감사하며, 한국땅을 밟게 되면 문익점 할아버지처럼 조국을 위해 살아가겠다”라고 울먹였다.

문충일씨 일가족 살리기 ‘180일’

94.1.18      《시사저널》취재진 쿤사지역 잠입. 문충일씨 일가족의 활동 최초 확인. 《시사저널》 제224.225 합병호에 보도

94.2.5         문씨 일가족 쿤사지역 탈출, 방콕 은신

94.2.26      《시사저널》문씨 일가족 극비 인터뷰. 《시사저널》 제229호 ‘커버스토리’로 보도

94.3.10      《시사저널》, 청와대.안기부 등에 문충일씨 자필 망명 요청서 및 구명 청원서 제출

94.3.16       KBS 제1TV 9시 뉴스, 문씨 일가족 구명호소 내용 보도

94.4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개혁) ‘문충일 일가 구명을 위한 10만인 서명 운동’전개

94.5.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가 청와대에 문충일씨 구명 요청하는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

94.6.10       외무부, 문씨 일가족 문제를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에 이첩

94.6월 하순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문충일씨 인터뷰

94.7.10       문씨 일가족 유엔으로부터 난민 판정 받음

94.7.19       문화방송 〈PD수첩〉, 방콕에서 문충일씨 일가족을 취재.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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