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종 국무총리
  • 박준웅 편집위원 ()
  • 승인 2006.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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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압력 절대 없을 것”


 

 

玄勝鍾 총리는 마치 ‘인생의 도박’을 하는 느낌이라고 총리직을 수행하는심경을 밝혔다. 잘하면 대한민국 역사상 공신이 될 수도 있고 잘못하면 두고두고 조소거리가 될 수도 있어 일생일대의 모험을 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굉장히 중요한 결심”을 한 만큼 4개월 뒤 명예롭게 자리를 물러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특히 중립내각과 선거의 공명정대만을 강조하다 보니, 이번 총리는 선거만을 위한 총리로 오인하는 측면도 있는 만큼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들을 종전보다 더 박력있게 밀고나가 ‘선거총리’라는 인상을 씻겠다고 말했다.

총리직을 오랫동안 고사한 이유는 무엇이며, 또 이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앞으로 예상되는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그릇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14대 대통령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이번 선거 여하에 따라 후퇴할 수고 있고,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고, 또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주주의의 분수령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총리 그릇이 아닌 사람이 총리직을 맡아 시국을 요리한다는 것은 정말 저로서는 일대 모험입니다. 아주 비장한 각올르 가지고 결국 수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끝까지 고사하느라고 최종단계에서는 도망을 치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학교 재단이사장에게 3~4일 동안 행방불명이 될 테니 찾지말아라. 이렇게 부탁을 해놓았었습니다. 어쨌든 대통령을 뵙고서 그분의 공명선거의지가 얼마나 확고한가를 다시 한번 확인했고, 제가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제 힘이 자라는데까지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해서 뜻을 바꿨습니다.

수락하시기 전에 대통령에게 이러이러한 조건을 들어달라고 하셨습니까? 그리고 어떤 언질이나 확약을 받으셨습니R?

대통령께서 공명선거, 불편부당한 선거를 하는 데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니까 “한번 일을 해보겠습니다”라고 했고, “제가 일을 해나가는 데 대통량께서 많은 힘을 빌려주셔야겠습니다”라는 말씀만 드렸습니다.

흔히 학자가 권력 쪽으로 가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심하게는 변질했다고도 하는데, 그동안 교육자로서 외길을 걸어오시다가 끌리다시피 총리직을 알게 되셨습니다. 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라는 칭송이나 명망에 흠이 되었다고 todr가하지 않으십니까?

마지막 선비라는 것은 과분한 표현이고요. 학자는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일이지만, 결국 나라에서 “네가 꼭 필요한데 나라 일을 해줘야겠다”라고 할 때 서슴치 않고 나가서 자기를 바치는 것 역시 학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학계에서 어떻게 보는지 모르지만, 아마 제게 욕을 하거나 꾸중을 하는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계속 학교에 있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상당한 이상주의자가 아니겠느냐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제 전공이 법률입니다. 실정법을 존중하는 법학자인 한에 있어서는 현실주의에 가깝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상주의다. 현실주의다라고 구별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상이라는 것은 현실에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아닙니까. 그게 도달되면 현실이 됩니다. 그 다음엔 또 새로운 이상이 설정됩니다. 그래서 이상과 현실을 너무 엄격하게 구별해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과 견해 차이가 있을 때, 예를 들어 공정선거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있다든지, 총리께서 건의한 바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실 작정입니까?

대통령의 공명선거 의지가 확고부동하기 때문에 그분의 뜻을 실화하는데 대통령께서 절대적으로 지원해주실 것으로 생각하고, 제가 하는 방향에 대해서 제동을 걸거나 방향을 바꾸도록 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있을 수없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동의과정에서 96%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셨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당이 없어지지 얺었습니까. 그래서 각 정당이나 국회의원들께서 우선 한번 밀어봐주자 하고 격려하는 뜻에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그런 절대다수의 지지를받거나 어려운 사람인데 ‘너 일 잘해라’ 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총리께서 아무리 공명선거 를외쳐도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안기부·내무부·법무부 등 관련부처가 따라주지 않으면 어렵지 않겠습니까. 행정부를 장악할 자신이 있습니까?

대통령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러 이 땅의 민주화를 완결짓겠다는 것이 당적까지 버린 대통령의 의지입니다. 각료들은 이러한의지에 공감했기 때문에 입각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기획부도 이미 새로운 각오와 자세로 일하겠다고 밝혀졌습니다. 그밖에 다른부처읜 각오도 다름이 없습니다. 각 장관이 충실히 일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다하면 모든 문제는 잘 풀려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명선거는 관권개입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금권 타락선거·흑색전선이나 비방·지역감정 악화등 깨끗한 선거풍토를 해치는요인은 많습니다. 이를 뿌리뽑을 제도적 정치가 있어야 하지않겠습니까?

공명선거는 정부의 의지만ㅇ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명선거에 대한 정치인의 읜지, 선거에 대한 국민의 의식개혁도 뒷받치되어야 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정부·정치인·국민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정부로서는 공직자가 엄정중립의 자게를 견지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입니다. 공명선거 실처능ㄹ 위한 관계장과 회의를 수시로 열어 모든 문제를 협의하고, 총리실에 설치되어 있는 ‘정부활동 특감반’을 활용해 공직자의 선거개입을 완전차단하겠습니다. 이밖에도 검찰 등 관련기관에 각급 전담반이 설치되어 있는 만큼 사후 처벌이 아닌 사전 예방에 주안점을 두고 운영하겠습니다.

지나치게 중립을 내세우다 자칫 무기력이나 무정견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혹시 나약한 정부라는 평을 들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중립내각이다, 한시내각이다 해서 걱정들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립내각이라는 뜻은 대통령선거에서 불편부당·엄정중립을 지킨다는 뜻이지 해야 할 일도 해서느 안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내각도 일같은 맥락에서 국저을 수행할 것이므로 오히려 실천력있는 내각이 될 것으로 봅니다.

많은 국민이 오늘날 정치현실에 대해 불신과 혐오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이번 대선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 절대다수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투표율이 낮을 r서으로 보지 않습니다. 앞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이같은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적극 홍보활동을 펼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었습니까? 어떤인물이 대통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상적인 대통령상을 말씀해주십시오.

 평생 학교를 떠난 적이 없던 사람이라서 현실 정치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볼 기회가 적었습니다. 다만 이상적인 대통령상이라면 진정으로 국리민복을 생각하는 양식있고 도덕적인 인물, 민족의 미래를 개척해나갈 안목과 능력을 각춘 인물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대통령제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거론되는 내각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둘 다 일장일단이 있는제도입니다. 법학도의 한사람으로 장단점에 대해 얼마든지 토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선을 불과 두달 앞둔 시점이고 각당이 대통령후보까지 선출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언론에서 붙여준 ‘중립내각’의 국무총리로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거관리도 중요하지만 그밖에 경제 사회 통일 외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나가실 생각입니까?

사정관회의에서도 역설했습니다만, 중립내???이 공명선거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알려질 만큼 알려졌으니까 이제 종전부터 정부가 해오던 사업, 계획하고 추진해오던 사업, 이것을 계속해서 추진해야 돼요. 민생안정이라든가 치안확보라든가 이런 문제를 소홀히 하면 자칫 선거를ㄹ 빙자해서 사회기강이 무란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중립내각 본래의 취지가 무너지고 맙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진는 않겠지만 이미 정부에서 추진하던 사어븐 더욱 박력있게 추진하고자 강조하고 있습니다.

총리로 거명되기 이전 공보처가 발행하는 <국정신문>에 노대통령의 e아적 이탈은 “국민을 어리둥절한 불안감에 빠져들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 이전에도 6공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셨는데요.

비판적이긴 했지만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국정신문>에 쓴 글에서도 “우리나라는 밝은 면을 더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만 대통령께서 탈당하자 일반국민이 “이거 어떻게 되는 거냐”하고 어리둥절해한 것은 사실입니다.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모든 사람이 가치관을 잃고 표류하는 것 같은데, 이를 되살리고 특히 공직자를 중심으로 사회지도층의 현재의 혼란상태에 대해 가성하고 솔선수범하자는 것을 강조한 글입니다. 이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국민이 어리둥절해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해소됐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대통령 탈당에 대해 “비겁한 후퇴다. 타협이다.”라고 지적하는 시각도 있고, 또 퇴임 후 보신책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총리께서는 결국 방탄역할만 하고 마는 것이 아니냐 하는시각도 있습니다.

대토???령께서 퇴임 이후의 보신을 생각했다면 더욱 더 강한 여당은 만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자기를 지지래줄수 있는 당마저 버렸다는 것은 세속적인 ‘퇴임 이후’와는 상관없이,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당성하기 위해서는 그 길밖에 없다는 비장한 결심에서 하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노대통령 집권 기간 중에 민주주의가 성장했다는 것을 부정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으로서는 부정선거 문제까지 깨끗이 ㅈㅇ리해놓으면 민주주의가 완성된다고 봤을 거예요.

우리나라의 전통윤리나 가치관이 무너지고 그대신 이기주의·황금만능주의·한탕주의가 판을 친다고 우려합니다. 교육계에 오래 계신 원로로서 우리 사회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말씀해주시지요.

종교가 보년의 자세로 돌아가고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또 사회지도층의 솔섬수범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고루고루 이뤄질 떄 우리의 도덕 윤리는 건전한 상태로 됩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실현한 게 아주 짧은 기간이거든요. 서양에서는 2백~3백년 걸렸는데, 우리도 민주주의를 하려면 서양에서 겪은 과정을 비록 짧은 기간이라도 거쳐야 합니다. 뛰어넘고서는 민주주의를 할 수 없어요. 그러니 좀 느긋하게 기다려야 합니다. 제가 교총회 장직을 맡았던 것도 교육계를한번 바른 길로 인도해보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지도층에서도 차츰 자각하기 시작햇으니까 조금 더 기다리면 우리나라 잘됩니다. 전아주 흼아적입니다.

전교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는데, 총리로서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입니까?

무엇보다 함께 교육의 길을 열었던 많은 교직자가 교단을 떠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전교조가 상당히 번형된 이념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성 이념을 띠다 보니 위법행위를 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교조가 법 테두리 안에서 교총 등과 협력한다면 그분들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부도 법 테두리 안에서의 옳은 주장, 옳은 요구는언제든지 수용할 것입니다.

총리직을 금나두면 어떤 일을 하시렵니까?

교육계로 다시 돌아가려고 합니다. 춘천(한림대)에  연구실 하나를 따로 잡아놓고 있어요. 이제 나이가 70대 중반이니 무슨 공부야 하겠습니까만, 연구실 문을 열어놓고 지나가는 학생들을 자유로이 들어오게 해서 대화나 나누면서 지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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