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 예방책은 한국 학교 설립”
  • 뉴욕. 조용준 기자 ()
  • 승인 1994.09.08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욕 한인회의 23대 회장인 주명룡씨는 대한항공 사무장 출신이다. 뒤늦게 공부하려고 뉴욕에 왔다가 정착했고, 맨해튼에서 청과상을 하면서 기반을 닦았다.

 그는 지난 6월 서울에 와서 정계 인사와 교육부 관리들을 만났다. 그가 한국 정부에 요청한 것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2세 교육을 전담할 한국 학교를 뉴욕에 세워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들은 대답은 지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주씨는 “한국에서 국제화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내가 만난 사람들이 교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현지에서 잘 하고 있지 않느냐. 현지 사람처럼 살아라’ 하는 것이어서 섭섭하기 짝이 없었다. 우리가 보는 국제화ㆍ현지화는 미국사회에 뛰어들어 주지사나 하원의원을 배출하면서도 미국에 동화하지 않고, 한국인다움을 지키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 정부의 교민정책이 명확하게 서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 정부가 뚜렷한 교민정책을 가지고 있거나, 한국 학교를 세워 줄 수 있다면 일부 유학생의 탈선을 줄이는 해결책도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생 이상의 유학이 아니라, 조기 유학이나 어학 연수 정도는 한국 학교에서 얼마든지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학생 문제는 결코 그들을 유학 보낸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며, 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제대로 된 국제화 시대의 인물을 길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