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중단된〈최초의 인간〉
  • 성우제 기자 ()
  • 승인 1994.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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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4월 중순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선풍을 일으키고, 세계 열여섯 나라에서 번역ㆍ출간된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의 유고〈최초의 인간〉이 한국어로도 소개된다. 도서출판 열린책들이 출간하는〈최초의 인간〉은 10월께 한국 독자와 만난다. 번역은 金華榮 교수(고려대ㆍ불문학)가 맡았다.

 60년 1월4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카뮈의 가방 속에서 쓰다 만 소설 원고가 발견되었다. 펜이 가는 대로 숨가쁘게 써 내려간 1백44쪽의 초고는 카뮈의 작품목록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자전적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소설은 1913년 가을 서른살 가량의 프랑스 남자가 알제리의 한 마을로 삶의 터전을 옮기자마자 그의 부인이 아이를 출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3부로 예정되었으나 작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1부에서 끝난〈최초의 인간〉은, 완전한 소설로 다듬어지지 않은 까닭에 카뮈의 감수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다른 작품의 주요 주제가 된 요소들이 작품 곳곳에서 정제되지 않은 채 흘러넘친다. 태양의 열기와 강렬한 빛, 바다 등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 카뮈식 휴머니즘과 만나는 것이다.

成守濟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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