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통합 뒷심으로 ‘세계 무술’ 올랐다
  • 강용석 기자 ()
  • 승인 1994.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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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민스포츠 우슈 · 일본 가라테 제치고 ‘올림픽’ 선착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는 중국의 우슈(武術)이다. 중국 인구를 10억으로 잡고 절반이 즐긴다고 볼 때 우슈 인구는 5억이나 된다. 매일 아침 중국의 남녀노소가 어디서나 즐기는 국민 스포츠 우슈는 우리나라에서는 쿵푸 · 십팔기 · 국술이라고 불렸다.

 우슈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종목이 매우 다양하다. 국제경기가 가능한 권법 외에도 칼 · 창 · 봉 · 곤과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병기 부문과, 상대방 몸을 맨손으로 꺾고 던지는 호신 목적의 금나술 부문이 있다.

 권법에는 크게 나누어 장권 · 남권 · 태극권이 있다. 장권은 중국 양자강 북쪽에서 행해지던 무술로, 전신을 종횡으로 움직이는 데 그 맵시가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남권은 권세가 강하고 보법이 굳세며 항상 근육을 긴장시킨다. 신체 중심을 중앙에 모아서 팔방으로 전진 후퇴하면서 큰 소리로 기합을 넣는다. 태극권은 공격 · 방어보다 몸의 유연성을 돕는 '건강 체조'라고 보면 된다. 24개의 기본 동작으로 연결된다.

 대한무술협회 천문식 전무이사는 “우슈의 특징은 어린아이부터 백세 노인까지 할 수 있는 대중적 운동이라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국민학교부터 대학까지 우슈를 의무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중국은 우슈를 90년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해 태극권 · 남권 · 장권에서 6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은 84년 제 5회 전국체전에서 우슈를 정식 종목으로 택했다. 태권도보다 늦게 자체 정비에 나섰기 때문에 국제화가 태권도에 비해 조금 늦었다.

재일동포 최영의씨, 극진 가라테 세계 보급
 우리나라에서는 약 50년 전에 도입돼 동호인이 40만명이다. 89년 대한체육대회에 경기 단체로 등록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박찬대 선수(22)가 금메달을 따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수준인 것을 자체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 태권도, 중국에 우슈가 있다면 일본에는 가라테(唐手)가 있다. 당수도를 계승 발전시킨 이는 지난 4월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재일동포 최영의이다. 일찍이 일본 무도계를 평정하고 재일동포이면서도 일본 청소년들로부터 인기 10걸에 뽑힌 최씨는, 사단법인 국제공수도연맹(극진회관) 초대 총재로 취임하면서 전세계에 극진 가라테를 알린 주인공이다. 가라테는 아무런 보호 장구도 걸치지 않고 자유롭게 공격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데, 극진 가라테의 일본 선수권대회에는 평균 2만명 이상이 들어차는 인기를 누렸다.

 일본 가라테가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를 69년에 개최하는 등 저변 확대에 힘써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았으나 20개가 넘는 유파가 제대로 정리가 안돼 한국에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법인 한국공수도협회 극진회관 한국본부장 박재근씨에 따르면 “태권도는 스피드를 중시하지만 가라테는 파워를 가장 높게 친다. 일본에 2천만명, 세계적으로 4천만~5천만명의 동호인이 있다. 한국에서는 8만명이 극진 가라테를 배운다”라고 설명한다.

 어쨌든 동양 3국 무술 중 한국 태권도가 가장 먼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까닭은 무엇보다도 통합이 빨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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