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자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
  • 김현숙 차장대우 ()
  • 승인 199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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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말까지 국사 교과서 집필을 끝내야 하는 국사편찬위원회는 지금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5월부터 시작했어야 할 집필 작업이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26일 취임한 李元淳 위원장(68)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는 말로 이번 국사교과서 개정 작업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번 국사 교과서가 졸속으로 집필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두달 만에 교과서를 집필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아직 집필 작업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교육부로부터 넘어와야 할 문건이 아직 넘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교육부의 준거안 심의 일정이 끝나야 국사편찬위원회가 연구진과 집필진을 선정하고 작업에 들어갈 수 있지 않겠습니디까. 시간이 너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내부적으로 선정작업이 끝나 집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 놓고 기다릴 수 없어 자체적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사 교과서 개정 작업은 근.현대사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누구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지 밝히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교과서가 나오면 다 알게 될 텐데 미리 공개해서 공연히 시끄럽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대학 교수, 고교 교사, 교육부 담당관 등 26명이 참가한다는 정도로 밝힙니다.
 
 교과서 초안이 나오면 학계의 여론을 수렴한 후 제작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다고봅니다. 사후 평가를 받겠습니다.
 
 현행 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정사를 편찬하는 국가 기관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그렇게 알고 있는데 국사편찬위원회는 연구보조 기관이지 역사를 해석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정신문화연구원처럼 학문 연구를 주도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특히 현대사처럼 ‘굴러가는 역사??는 역사학자가 할 일이 아니라 사회고학자가 할 일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국사 교과서를 편찬하고는 있지만 교육부로부터 위촉을 받아 주어진 범위 내에서만 작업한다는 사실도 알아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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