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체제 타협은 잘 될 것이다”
  • 박중환 정치부차장 ()
  • 승인 1990.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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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李基澤총재 “비호남권 야당성 회복 위해 동등지분 관철돼야”

●민주당이 최근 당론으로 확정한 ‘김·이총재 상임고문안’은 金大中총재의 邊山구상처럼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내놓은 안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는데…

 상임고문안은 당론이 아니라 우리 당 ‘통합특위’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은 3개의 협상시안 중의 하나일 뿐이다. 우리 당의 상임고문안은 결코 김총재의 2선 후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두 야당총재가 지도체제에서 다소 비껴섬으로써 지역간의 정서를 달래보자고 마려한 안이다. 과거 야당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임고문이 실질적인 당 운영에 관여해온 역사가 있지 않은가. 당무에는 관여하되 지도체제의 모양새를 갖추자는 것이 바로 상임고문안이다. 대표를 안해도 좋다는 김대중총재의 변산구상에는 당무를 떠나지 않는 선에서의 상임고문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어쨌든 김총재의 변산구상은 통합의 숨구멍을 열어준 셈이다. 지도체제문제는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통합속도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이유를 놓고 항간에는 양당이 통합 이후 국회 등원문제 등에 대한 비전이 없으므로 국민의 관심을 통합문제에 묶어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처신하는 것 아니냐 하는 시각도 있다. 통합이 되든 안 되든 국회 등원문제는 어떻게 매듭을 풀어야 한다고 보는가.

 애초 의원직 사퇴의 원인은 거대 민자당의 날치기 통과와 다수의 힘을 믿은 횡포에 있다. 13대국회 해산과 조기총선, 지자제 실시를 위한 여야협상이 아니고서는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게 평민·민주의 합의사항이다.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혹시 국회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나도는데, 조기 총선과 지자제에 대한 여당의 기본적인 변화없이는 결코 국회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다. 국회등원 여부와 야권통합의 진도문제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통합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통합 그자체가 정치당사자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는 지극히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통합은 이 시대의 야당이 이뤄야 할 시대적 소명임에 틀림없지만, 3자간의 정치적 이해와 노선의 접점을 발견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지도체제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서로 수렴될 수 있다면 남은 문제는 지분이다. 이총재가 지도체제문제를 둘러싼 당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최근 지분문제에 관한 ‘물밑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던데.

 지분문제는 당대당 통합정신을 살리는 정신에서 통합 전에 반드시 그 원칙을 합의해야 한다. 그게 안 이뤄지면 민주당은 여건상 평민당에 흡수통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비호남권 야당의 공동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흔히 지분문제를 마치 계파간 담합이나 나눠먹기식의 이해관계로 보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그것은 비호남권지역 야당성을 복원하고 진정한 지역간 지지기반의 결합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사실 통합 이야기가 거론되면서 영남지역에서는 당 업무가 마비상태에 이른 지구당이 상당수에 이른다. 현실적으로 강자인 평민당이 민주당이 지닌 고민을 좀더 적극적으로 풀어주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흡수통합은 동서간의 지역정서를 극복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큰 갈등을 낳을 수도 있다.

●야권통합을 방해하기 위해 공작정치가 전개되고 있다는데, 총재는 이를 어떻게 파악하는가.

 야당에 대한 공작정치는 예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전당대회 방해라든가 하는 식의 드러난 형태가 아닌, 정치인 개개인에 대한 공작은 본인과 공작기관이 입을 열지 않는 한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야권통합을 방해하거나 맹렬히 비난하는 전화부대 등은 있다.

●민주당은 성격을 놓고 말들이 많다. 8인8색이라든가, 8인 모두가 총재라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그와 관련해 이총재의 지도력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민주당은 과연 어떤당인가.

 민주당은 거대 민자당을 거부한 소수세력이 만든 당이다. 따라서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다 개성도 강하고 할 말도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8당수’라는 말들도 하는데, 그것은 좀 지나친 표현이고…각자의 개성이 지나치게 강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그것이 민주당을 발전시켜나가는 무한한 활력소이자 장점이라고 자부한다. 이 괴상한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나는 창당 초기부터 동지들의 개성을 다 파악하고 어려움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전체적인 단합을 위해 10년간 이끌던 ‘민사회’를 해체할 정도로 어느 특정인과도 거리를 두면서 창당작업을 서둘렀다. 저마다 개성이 다른 이들이 창당작업에서는 열과 성을 다해 보란듯이 당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1인의 카리스마적 권위에 의해 움직이는 야당풍토에서 내 자신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 독자노선을 걸어왔다. 그런 일련의 당 운영방식이 지도력의 부족으로 비판받기도 하고 또 그렇게 비쳐지는 모양이다. 우리 당의 결점으로 비쳐지는 의원 각자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큰 강점일 수도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총재가 추종세력들만 끌고 평민당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즉 부분통합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있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애초 지역정서를 극복해 거대여당에 대항하는 통합야당을 만든다는 게 야권통합에 나선 동기 아닌가. 일부만 끌고 평민당에 들어가는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어떤 형태로건 통합이 안 된다는 사람까지야 어쩔 수 없지만, 당대당 결합이라야만 통합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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