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치약 고를 땐 치아에 맞게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0.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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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많이 피우는 사람에겐 연마도 높은 것이 좋아

 올해에 첫선을 보인 7개의 상품을 포함하면 치약은 현재 5개회사 26개제품이 판매될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치약은 일반적으로 4가지 성분으로 구성된다. 이를 갈아내어 닦는 성분인 세마제와 이 작업을 효과적으로 돕는 세제가 주성분이고, 결합제와 습제가 이를 크림형태로 만드는 보조역할을 한다. 여기에 불소화합물, 지혈작용 및 항염작용을 하는 물질, 비타민류 등 예방치료제가 첨가되기도 하고 상쾌한 맛을 내는 향료와 감미료가 들어가기도 한다.

 

‘약’이 아니라 때 빼는 ‘세치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金鍾培교수(예방치학)는 “치약은 용어 자체가 잘못되어다”면서 ”치아에 필요한 ‘藥’이 아니라 이에 묻은 ‘때’를 닦아내는 세치제“라고 고쳐 말한다. 그리고 이 ‘때’는 ‘갈아내야’닦이므로 세치제는 ‘마모도’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표 참조). 김교수는 ‘때’는 물론이고, ’치면세균막‘을 일컫는 ’프라그‘(일본어로는 치태)도 올바른 방법의 잇솔질만으로 90%가 제거되므로 지나치게 높은 연마력의 치약을 사용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가 시린 사람, 치근이 노출된 사람에겐 마모력이 약한 치약이 좋은 반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에겐 마모력이 강한 치약이 좋다. 김교수는 “치과의사에게 상의한 뒤 자기에게 알맞는 세치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잘못된 치약 선택은 치아의 질병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한다. 이가 솟아 상아질이 노출됐을 때 마모도가 높은 치약을 사용하면 치아의 목부분이 V형으로 오목하게 패는 ‘치경부 마모증’에 걸릴 확률이 높고 실제로 치과에는 이런 환자가 의외로 많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88년 국내에 시판되는 14개의 치약을 대상으로 상품검사를 했던 한국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부 金萬永주임연구원은 “88년까지만 해도 보사부 기준 세치제의 불소함량 기준이 최고 5천ppm이어서 충치의 예방책으로 배합된 불소이온 농도가 지나치게 높았으나 지난해 처방이 바뀌어 지금은 농도가 1천ppm불소이온으로 하향조정되었다”면서 현재 세치제에 함유된 불소이온은 적정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또 시판되는 리도 메디안, 페리오, 잔메드에는 불소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은데 이들은 모두 과민성 치아를 위한 것들이다.

 

“약용치약 사용보다 이 닦는 습관 올바로”

 최근의 약용치약은 생약성분·비타민 등을 배합, 치주염까지도 예방하는 것으로 선전되고 있다. 대웅제약의 아로날, 동구약품의 하이-파라덴트, 부광약품의 파라돈탁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일반 세치제와 달리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들 상품에 대해서 대부분의 치과의사는 치료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면서도 “예방책으로 사용하면 어느 정도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치아 주위에 생기는 병인 치주병은 사춘기 때 생기지만 20~30년간 잠복하고 있다가 장년·노년기 때 발병하므로 이러한 치약을 쓰면 어느 정도의 예방효과는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극동치과의원 韓文盛박사(서울 광장동 극동 아파트 상가)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닦는 습관’임을 강조한다. “환자들에게 약용치약보다는 올바른 방법으로 잇솔질할 것을 권합니다. 1일1회면 마모도가 높은 것을, 1일 3회면 마모도가 낮은 것을 선택하여 이를 옆으로만 닦지 말고 위아래로 돌려가며 닦아야 합니다” 이외에 치아와 치아 사이를 닦기 위해서 푼사(分絲)나 방사(紡絲)를 사용해도 좋다고 권한다. 잇사이가 많이 벌어진 사람에게는 실 두가닥이 꼬임없이 나란히 전자보다는 실이 꼬인 후자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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