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佛 수출은 고유 디자인으로”
  • 파리 · 진철수 유럽지국장 ()
  • 승인 1992.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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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부터 재불상사협의회 회장 일을 맡은 申載陽 대우 프랑스社 대표(52)는 76년 프랑스에서 정치학(국가)박사 학위를 받은 유학생 출신 실업인으로 프랑스 거주 20년이 넘는다. EC 시장에 한국이 어떻게 도전해야 할지 전략을 들어본다.

한국 상품의 EC 진출을 활성화하려면 어떤 조처가 바람직한가?
한국은 시장개방을 안한다는 이미지를 갖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지적소유권을 미국에 대해 먼저 인정해주고 EC쪽은 뒤늦게 인정해줌으로써 그런 인상을 심었다. 유럽의 정치 입안자들은 기업가의 의견을 많이 반영시킨다. 기업가들의 불평을 줄이자면 한국이 유럽에 차등적이라는 불쾌감을 심어줘서는 안된다.

한국과 EC 사이에는 무역역조현상은 없다. 그런데 한국이 수입선을 다변화하여 EC와의 교역을 늘려야 한다고 보는가?
그렇다. 한국의 무역역조는 대부분 대일 의존 때문이다. 일본은 가까운 데다 업무태도 · 아프터서비스면에서도 잘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 안목으로 유럽과의 교역을 증대시켜야 한다. 계획은 미리미리 짜고 성과를 신중하게 기다릴 줄 아는 태도를 키운다면 대일 의존은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EC지역에 설치한 제조분야의 공장설치 등이 활기를 띠고 대EC 투자 효과를 늘리는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 기업의 중앙통제 전통 때문에 현지 공장장의 재량이 허용되지 않아서 운영이 침체되어 있다. 현지 제품이나 한국서 수입해온 제품이나 큰 재미를 못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유한 부품, 고유한 디자인을 연구개발해야 한다.

프랑스 지역에 대한 한국의 수출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저조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마무리 정신’이 없다는 점이다.  걸레질을 한번만 하면 윤택이 날 텐데 그것이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나사하나를 덜 조이는 바람에 수송중에 물건이 흔들려 분해되고 마는 식이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세계시장을 내다보겠는가.

그러한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없는가?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 근로자들은 영리하므로 이제 급여도 올려놓았으니 마음을 가다듬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회사측 역시 특권만 바라서는 안됨을 알게 되었다. 회사와 노조가 대화를 갖기 시작했으니 한국 상품이 다시 도약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고속전철(TGV)도입과 관련하여 프랑스는 일본보다 기술이전에 한결 개방적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인가?
기술이전 문제에서 프랑스와 일본의 태도에는 차이가 크다. 일본에 가면 사무실은 보여주지만 공장은 안 보여준다. 프랑스에서는 공장이고 연구실이고 모두 보여준다. 프랑스는 고객을 대할 때 서비스 정신이 없는 것이 약점이지만, 폐쇄적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이전에는 적극적이다. 다만 미국이나 일본의 기술수준이 약간 더 높으므로 프랑스는 기술이전면에서라도 협조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계산 때문이라고도 추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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