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5살 어린이도 성인병”
  • 워싱턴ㆍ안재훈 객원편집위원 ()
  • 승인 1990.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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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의학계 연구결과 보도경쟁 … 시민의 건강관심 입증

 몇 년 전부터 미국 신문들은 의학계 주요 소식을 1면에 크게 취급해왔다. 뿐만아니라 대도시 주요 신문은 거의 예외없이 주1회는 특별 부록판 ‘건강’을 따로 뽑아 볼 수 있도록 타블로이드 크기나 잡지 크기로 발행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의사출신 저널리스트를 고용해서 매주 24면 이상을 건강ㆍ의학에 관한 특집으로 할당하고 있어 생활수준이 향상된 고급독자들이 얼마나 건강문제에 관심이 많은지를 보여주고 있다.

 건강ㆍ의학 기사 가운데는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립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health)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들이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그중에서 최근에 게재됐던 기사를 소개한다.

 

인간유전자 요법 화제

 인간유전자 요법을 실험해보았다는 뉴스가 9월 중순 미국의 모든 주요 신문 1면에 보도되었다. 선천적 면역결핍증, 즉 병원체에 대해 면역 시스템이 결핍된 4세 여야에게 새 유전자를 분리시켜 몸의 세포 속에 다시 집어넣는 요법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1년에 10명 정도밖에 발생하지 않는 이 특수 환자에게 해본 실험이 이토록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만약에 유전자 요법이 성공한다면 심장병에서 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을 아예 초기단계에서 치유할 수 있다는 꿈같은 가능성 때문이다. 의학의 발전은 조물주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질병치료를 하나둘씩 해결해왔지만 유전자 요법이야말로 의학 연구인들에게는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던 것이다.

 

관절염은 식생활과도 관련

 관절염 원인의 일부가 유전적 결함과 관련있다는 보고는 3대 네트워크 방송이 주요 석간 뉴스로 취급할 만큼 큰 반응을 일으켰다. 미국에서만도 1천6백만명이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쓰고 닳아서” 나타나는 육체의 중고품 현상에 대해 여러 민족은 저 나름대로 모래찜질 온천욕 아스피린 복용 마사지 등의 치료책을 찾아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유전적 결함의 원인이 밝혀진다면 다음 단계로 치료 방법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운동선수, 혹은 비대증 환자에게 오는 관절염 증세는 후천적인 이유도 많다. 상처ㆍ부상ㆍ병균침입으로 발병된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세월이 흘러 자연발생하는 성인병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병의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관절염은 뼈마디 연결 부분을 받쳐주는 곳과 그 안쪽부분이 상해 일어나는 통증이다. 물론 관절염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다. 미국에만도 1천6백만명의 환자가 있는 일반 류머티즘에 대해 의학계는 식생활과 무관하다고 믿던 종래의 입장을 바꿔 각 민족의 전통요법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재미있는 보고서도 냈다. 특정 음식물이 특정인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가져오는 것처럼 사람에 따라 먹는 것과 류머티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운동량 적고 지방질 섭취 많으면 위험

 비대한 성인에게 고혈압 위험이 크다는 것은 이미 상식적인 일이다. 그러나 5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까지 성인병으로 분류되던 고혈압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장병은 성인병으로 알던 상식이 뒤집어져 어린이들도 동맥경화 증세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운동량이 적고 지방질 섭취는 많은 도시 현대사회의 어린이들에게 고혈압 발생 확률이 더 높다는 이 보고서 하나로 지금 온 미국시민들은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바꾸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생활습관에 경종을 울리는 새로운 연구보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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