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뉴스 시청률 45.1%
  • 박상기 문화부차장 ()
  • 승인 1990.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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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여론조사/전남·광주지역이 가장 낮아

 텔레비전 뉴스 시청 태도가 시청자의 연령 직업 거주지역 등에 따라 크게 다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의 성인남녀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시사저널》과 코리아리서치센터가 공동조사한 바에 따르면,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밤 9시뉴스(<KBS 9시뉴스>, MBC<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45.1%에 이르고 있다. 강원도(59.3%), 서울(51.9%)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나타낸 반면 전남·광주지역은 31.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조사기간중 9시뉴스를 시청한 응답자 6백76명 가운데 39.1%가 KBS1, 56.8%가 MBC 채널을 선택하고 있어 밤 9시뉴스는 단연 MBC의 시청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전남·광주 및 경북·대구 지역에서 MBC가 크게 앞서고 있고, 연령별로는 20대층으로 내려갈수록 MBC와 KBS의 격차가 심해진다. 반면에 50대 이상의 시청자들은 MBC보다 KBS를 더 선호하며 충북, 충남·대전, 경남·부산에서는 양 텔레비전이 백중세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시청자들이 해당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하는 이유로 꼽은 것은 ‘뉴스의 종류와 구성이 다양해서’가 1위(30.6%)이며, 보도내용의 정확성, 심층분석 및 해설보도, 속보성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보도시각이 공정해서' '앵커가 좋아서' '방송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서'라는 응답도 항목마다 약 17%를 차지해 방송국 및 앵커에 대한 이미지가 채널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즉 KBS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은 KBS가 MBC에 비해  '심층분석과 해설보도' '뉴스진행자 호감도' '시사뉴스의 속보성' '뉴스 앞 뒤 프로그램의 영향' 등에서 앞선다고 생각하며, MBC시청자는  '보도시각의 공정성' '보도내용의 정확성' '뉴스의 종류와 구성의 다양성' '방송국에 대한 인상'등의 측면에서 MBC가  KBS보다 낫다고 믿는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의 시청자들은 신문·잡지 등의 인쇄매체에 비해 텔레비전이 갖는 속보성, 동시성, 현장감 등의 특성에 끌려 밤 9시뉴스의 보도적 기능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 9시뉴스에 대한 일반의 의존도가 높은 데 비해 보도의 신뢰도에 대한 응답은 상당히 부정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비판의식이 강한 대학생층과 5공의 상대적 소외지역이었던 전남·광주권에서 9시뉴스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 한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남성 응답자의 21.1%가 현재의 뉴스시간을 늘려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 방송사의 앵커에 대한 인기도에서는 <KBS 9시뉴스>의 박성범 앵커가 단연 돋보이고 있다. 응답자의 반수 (50.3%)가 그를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가장 좋아하는 앵커맨'항목에서도 22.3%가 그를 지목해 1위를 차지했다. MBC의 엄기영 앵커는 인지도(38.7%), 인기도(15.6%)의 양 부문에서 모두 2위로 밀려 있지만 앵커 경력이 불과 1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괄목할 만한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박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랜 방송경력을 토대로 '진행이 능숙하다'는 점을, 엄씨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젊고 깔끔해서 '인상이 좋다'는 점을 첫째 이유로 들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청도에서 박씨의 인기가 가장 우세하게 나타났고(충북 30.6%, 충남·대전 30.3%), 반면 엄씨는 전라도 지역에서 박씨를 앞지르고 있다(전북 30.1%·25.6%).

 여성 앵커부문에서는 KBS의 신은경, MBC의 백지연이 1, 2위를 나눠가졌는데, 둘 다 '예쁘다' '말을 잘한다' '발음이 정확하다'등을 좋아하는 이유로 들어 보도자세나 능력보다는 용모 음성 등을 먼저 꼽고 있다. 그러나 양 방송사의 모든 앵커 중에 '좋아하는 앵커가 없다'는 응답도 24.9%나 돼 시청자의 약 4분의 1이 현재의 앵커에 만족하지 않고 있음도 주목할 점이다.

 텔레비전 뉴스는 취재 기자나 앵커 드이 육성으로 직접 전달하므로 문자뉴스에 비해 훨씬 강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같은 뉴스라하더라도 앵커의 표정이나 어투, 생김새 등에 따라 시청자의 반응이 달라진다. 이번 조사에서도 앵커에 대한 시청자의 호감이 바로 채널 선택과 이어지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텔레비전 뉴스의 앵커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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