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한반도 …통일기대 ‘열렬’
  • 남문희 기자 ()
  • 승인 199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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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한달 동안 온통 통일열기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북경 아시안 게임의 남북공동응원에서 시작된 통일열기는 평양의 5·1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로 이어졌다. 미국 뉴욕영화제와는 별도로 서울과 평양에서 영화제를 번갈아 열기로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14일에는 범민족통일음악회에 참석할 남한의 대표단이 판문점을 세로질로 북한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평야에 갔다.

 9월초부터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통일열기가 정점에 오르는 바로 이 시기에 평양에서 열리는 것이 남북고위급 제2회담이다. 따라서 이번 2차회담은 분단 이후 최초로 찾아온 40여년간 냉혹하게 반복돼온 남북대결사의 한 ‘예외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남겨둘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남한측은 남북 상호체제를 구축하는 바탕 위에서, 1차회담 때 제시된 인정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기본합의서의 채택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경제·군사·문화·인도 등 5개부문별 위원회를 구성하여 앞으로 각 사안별로 실질혐의를 해나가자고 제의할 모양이다.

 문제는 지난번 1차회담에서 북한측이 제시한 유엔가입문제, 팀스피리트 문제. 임수경양을 위시한 방북과 처리문제 등의 3대 선결과제이다. 북한은 1차회담 이후 이 문제에 대해 남한정부가 유연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기대 해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이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한측은 북한이 남북한의 실체인정, 평화공존체제 구축 등에 대해 자세를 전환하지 않을 경우 전향적으로 검토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엔 가입문제에 대해 남한측은 북한측에 동시가입을 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런 입장차이는 남북 양 당국의 협상전략적 차원의 문제일 뿐 회담의 커다란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있다. 양쪽 모두 현재의 한반도 내외정세의 흐름에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한측이 주장하는 상호실체인정·평화공존 문제에 대해 최근 북한은 일련의 정책변화를 보였다. 따라서 북한은 사실상 이를 수용한 것이며 앞으로 명시적인 입장표명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북한이 주장해온 군축문제에 대해 최근 남한 정부내에서 ‘신뢰구축 후 군비축소’입장에서 신뢰구축과 군비축소의 동시진행‘이라는 형태로 입장을 수정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사정에 비춰볼 때 이번 2차회담에서 남북 양 당국간 비공식 접촉의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양측이 서러 심중의 이야기를 교환하고 여기서 일정한 공통분모를 찾을 때 3차회담을 앞두고 의외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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