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령이 여성미 살린다
  • 강용석 기자 ()
  • 승인 1994.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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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딩 여성층에 확산…힘과 유연성 늘고 다이어트에 도움

보디빌딩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람보 근육'만들기에서 건강을 지키고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 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자 중심이었던 보디빌더 인구가 여성층에까지 크게 확산되고 있다. 부부가 짝을 이뤄 체육관에서 아령.덤벨과 씨름해 가면서 몸매를 다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보디빌딩이 여성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근육이 남성처럼 우락부락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은 여러 연구 결과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즉, 근육 발달에 직접 영향을 주는 남성 호르몬이 남성은 하루에 5~10㎎이 분비되는 데 비해 여성은 0.1㎎밖에 분비되지 않아, 여성이 근육 운동을 한다 해도 힘과 유연성은 늘어나지만 근육이 발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86년 다섯 살 난 아들을 둔 주부의 몸으로 보디빌딩에 입문해 90년 아시아 챔피언에 오르고, 오는 12월 초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리는 세계 마스터스보디빌딩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김숙진씨(36)는 "여성이 보디빌딩을 하게 되면 팔과 어깨에 곡선미가 생기고 다리와 허리의 윤곽이 선명해진다.

보디빌딩은 오히려 여성다운 운동에 가깝다"고 말한다. 또 가슴 운동을 함으로써 작은 가슴을 크게 키울 수 있고 처진 엉덩이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보디빌딩의 매력으로는 신체 균형 유지와 스트레스 해소, 자기 만족 등이 꼽힌다.

시작한 뒤 3 ~ 6개월이 고비
 김숙진씨는 보디빌딩으로 다이어트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개인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보디빌딩을 통해 근육을 만들면 상대적으로 체내 지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보디빌딩의 참맛을 보려면 최소 3~6개월이 걸린다고 충고한다. 이 기간에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면 군살을 빼 근육에 탄력을 줄 수 있고, 1년이 지나면 몸매에 자신을 가질 수 있다. 2년만 꾸준히 훈련하면 대회 참가도 가능하다.

다만 비만이 심한 경우에는 6개월쯤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보디빌딩을 시작할 때는 조깅.맨손체조.스트레칭으로 시작해, 자전거 타기등 가벼운 운동으로 적응 훈련을 하면서 차차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피하 조직이 남성보다 많은 여성은 대개 3개월이 지나야 육체미의 틀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근육 훈련은 개인 능력에 따라 무게.횟수.세트 수를 조절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식단도 전문가의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훈련 프로그램은 3개월마다 바꿔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근육 구성이 남성과 다르므로 무리하지 않아야 하며, 특히 남의 근육과 비교하여 경쟁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보디빌딩을 1~2년 하면 1주일에 1~2번 운동해도 근육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장시간 중단하더라도 다시 운동을 하면 근육 회복 속도가 처음 하는 사람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다. 전세계적으로 여성 보디빌딩이 붐을 이루기 시작한 때는 80년대 초. 이처럼 짧은 역사인데도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디빌딩을 하는 여성이 크게 늘어난 까닭은, 여성 건강미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가냘픈 곡선미'보다 '강한 근육미'가 더 아름답다는 인식이 여성 사이에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보디빌딩은 국내에도 거의 같은 시기에 도입되었으나 80년대 중반 들어 아시아 선수권대회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서울 대치동에서 '위 미트'라는 에어로빅장과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는 김숙진씨는 올해 서초동에 국내 최초의 여성 전용 보디빌딩장'바디 바디'를 세울 예정이다.
姜龍錫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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