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의 이단아 공간을 재구성하다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6.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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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디지털 건축가 조택연 교수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흔히 말한다. 땅 위에 무언가를 지어야 완성된다는 점에서 건축은 분명 아날로그적 행위이다. 그런 점에서 조택연 교수(45·경기대 건축대학원)는 건축계의 이단아다. 그의 건축은 ‘아직’ 삶보다 상상력을 담고 있다. 그가 설계한 집들은 현실의 땅이 아닌 컴퓨터 화면 속에 거처를 정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유일한 디지털 건축가, 혹은 미래 건축가다. 2003년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에 나오는 인공지능도시 ‘에코반’이 그의 작품이다.

조교수가 수년째 고민 중인 화두가 공간의 재구성이다. “현대 건축은 내 공간을 가르고 남과 차단하는 것에 집중하죠. 하지만 유비쿼터스 개념을 도입하면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초공간 건축물이 가능해져요.” 그가 컴퓨터를 켜고, 초공간 아파트 설계도를 보여줬다. 최소한의 자기 공간만 가진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곳곳의 편의 공간으로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한 미래형 아파트다. 현재 기술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런 파격적인 건축 아이디어를 담은 책 <퓨즈 원더>(Future is Wonderful)를 최근 펴냈다. 하지만 책 속에 펼쳐진 그의 상상력이 현실에서 거처를 얻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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