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책꽂이가 빽빽하다
  • 조용준 기자 ()
  • 승인 1995.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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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지리·역사 등 전문 서적 물밀 듯 번역·소개

물은 배를 뜨게 하지만, 배를 침몰시킬 수도 있다. 이 말은 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이후 발전하는 한·중 관계에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한·중 수교 2년이 조금 지난 현 시점에서 중국은 매우 가까운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경제적 이유에서건 문화적 이유에서건 커다란 중국 대륙에 눈길을 쏟고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같은 중국 붐을 타고 시중에 중국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중국 관련 서적들은 이제껏 중국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한국인들에게 매우 실용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는 한국인의 밥그릇이 없다>(이가책)는 중국인 아내 꿔수메이(郭淑梅)가 쓰고 조선족남편 이대무씨가 옮긴 최초의 한·중 경제·문화 비평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흑룡강 대학 중문과를 졸업하고 흑룡강성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부교수이자 월간 <생활>의 특약 기자로 일하고 있는 중국의 신세대 여성 꿔수메이는, 중국에 진출한 보따리 장수, 유학생, 한국 기업인 백명이상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허와 실을 중국인 특유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중국경제지리>(신서원) 역시 중국 국가건설부 성향건설경제연구소 고급 연구원인 후신(胡欣)이 직접 저술한 책이다. 지은이는 북경 대학에서 경제지리를 전공하고 20년을 같은 분야에서 실무를 담당한 엘리트이다. 이 책은 먼저 중국의 주요 기초 산업을 자원과 연결해 고찰한 뒤 사회간접자본 현황을 깊이 다루었다. 또 중국의 실정을 반영하는 지방 및 지역 경제 제도와 그 관계를 소개했고, 전국 6개 지구의 자연 조건, 주요 산업 및 경제 특징을 부각하는 등 한국 투자가들이 미리 공부해야 할 사항들을 담고 있다.

<신중국사>,중국 역사의 거대한 흐름 개관

 <중국 비즈니스 성공의 비결>(하서)은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조사분석가이자 노무라 종합연구소 경영자문가로 활약중인 스오스센(卓子旋)이,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이나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기업인을 대상으로 저술한 책이다. 지은이는 중국 현지에서의 사업실태 조사, 교섭과 계약, 토지나 건물 취득, 인사 및 경영 관리, 생산 및 판매, 외화 및 회계, 트러블 방지 및 해결 등 열 가지 주제를 다시 10개 항목으로 나누어 총 백 가지 포인트로 종합해 놓았다.

 <21세기 중국 경제전략을 해부한다>(일터와사람)는 일본의 경제 평론가 미야자키 마사히로(宮崎正弘)가 중국의 10년 후 모습에 대한 시나리오 7개를 제시하며 독특한 전망을 하고 있다. 중국 이외에 홍콩·대만을 읽어 종합적인 보고서로 꾸며져 있다.

 <중공은 중국에게 죽었다>(시대평론)는 대한무역진흥공사의 북방실과 홍콩 무역 관에서 근무하며 80년대 후반부터 80여 차례 넘게 중국을 다녀온 권오홍씨가 요즘 중국에서 일어나는 사회·경제 현상을 원인에서 결과까지 입체적인 시각으로 전해준다. <북경 보통사람들의 100가지 이야기>(국제기업전략연구소)는 현재 북경 청화 대학 경제학연구소에서 공부하는 김동하씨가 젊은이의 관점에서 체험기를 엮은 것이다.

 이밖에 좀더 학술적인 책으로 <중국의 인구>(책세상)는 중국의 거대한 인구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이고 정확한 통계학적 연구서라는 가치가 돋보인다.<신중국사>(까치)는 중국사 연구의 대가인 미국인 존 킹 페어뱅크 교수의 마지막 저서로, 선사시대의 고고학적 문제로부터 천안문 사건에 이르는 현대 중국의 역사에까지 거대한 흐름을 개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단순히 중국 시대사에 국한하지 않고 중동 사회나 로마제국, 또는 근대유럽 사회 등, 다른 문명이나 사회와 비교사적으로 고찰하여 중국사의 특질을 찾아내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

趙瑢俊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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