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오늘
  • 변창섭 기자 ()
  • 승인 2006.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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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라우 섬

‘핵무기 반입 허용’주민투표로 확정

 유엔의 마지막 신탁통치령으로 2차대전 후 미국이 행정을 관할하고 있는 태평양의 팔라우 섬에서 최근 핵무기 반입을 허용하도록 헌법을 개정하자는 안이 주민투표로 확정됐다. 세계적인 비핵화 추세를 거스르면서 주민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미국의 원조를 받아내려는 속셈 때문이다. 팔라우는 필리핀 동쪽으로 8백㎞ 떨어진 곳에 위치해 전략적 가치가 높아 미국 정부는 그간 핵탑재 함정의 영해 출입을 요구해왔다. 특히 미국 정부는 헌법을 개정해주면 앞으로 50년간 10억달러의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

 

■ 독일

통독조약 규정 놓고 호네커 사법처리 논란

 동독 국가원수로 재임할 당시 자유를 찾아 베를린 장벽을 넘은 49명의 동독인을 사살케 한 혐의로 지난 12일 독일 법정에 선 에리히 호네커(80 · 사진). 그의 처리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이 재판이 논란을 일으키는 까닭은 동 · 서독 간에 맺어진 통독조약이 구동독법에 위배되는 행위만을 소급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원수였던 호네커의 행위가 과연 형사소추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데 대한 법률적 논란이 빚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재판은 최근 독일연방 최고재판소가 구동독 정권의 비인간적 행위에 대해 사법처리를 할 수 있다고 판결함에 따라 열렸다.

 

■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무장해제 거부로 자유총선 꿈 불안

 캄보디아 주민들은 요즘, 늦어도 내녀 5월까지는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 총선거를 통해 어엿한 민주국가를 세울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휴전 당사자인 크메르 루주가 유엔의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하고 있어 총선으로 가는 길목이 순탄치만은 않다. 유엔 캄보디아 잠정통치기구(UNTAC)의 아카시 야스시 의장이 크메르 루주의 무장해제 여부에 관계없이 예정대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유엔안보리 이사국들도 크메르 루주가 끝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경제제재와 국경패쇄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캄보디아 사태는 휴전으로 총성이 멎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페르시아

세계 최대 석유 수송로, 해상오염 ‘위험수위’

 세계 최대의 석유 수송로인 페르시아만 해역의 오염이 갈수록 심각하다. 페르시아만은 세계 원유 총물량의 5분의 1이 통과하고 매일 1백척 이상의 유조선이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든다.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의 관리들에 따르면 해마다 10만톤 (1백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각종 유조선, 송유관, 석유 터미널을 통하거나 사고로 인해 페르시아만으로 흘러들어간다. 게다가 연안국들이 해상에서 석유비축선을 청소하면서 각종 불순물 과 쓰레기를 마구 버려 오염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유엔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해상오염도는 다른 해역보다 47배나 높으며 연안의 경우엔 1백배에 이른다. 페르시아만은 80년부터 8년간 벌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중 이란의 한 유전이 피습당해 거기서 흘러나온 2백만배럴의 원유로 심하게 오염됐다. 또 지난 걸프전 당시엔 이라크가 고의로 6백만배럴의 원유를 유출하여 엄청나게 더럽혀졌다. 현재로선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연안 항구에 유조선 청소를 위한 시설을 설치해 유조선에서 나오는 각종 불순물이나 쓰레기를 해상에 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이란과 다른 페르시아만 6개 연안국은 오염도 측정 및 해안선 정화작업에 쓰일 기금의 분담액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 중국

실세 楊씨 형제 퇴진 후 군부 내 충성 캠페인

 14차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 군부의 가장 강력한 실세였던 楊尙昆 · 楊白氷(사진) 형제가 물러나고 개혁파 인사들로 군 지도부가 채워진 뒤 인민해방군 내에서는 당에 대한 절대 복종을 강조하는 대대적인 충성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신임 당중앙군사위 부주석 張震의 연설과 함께 “탁월한 전통을 발양하고 홍군의 기질을 계승하자”는 제목의 사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 사설은 인민해방군이 당에 절대 복종하는 것이야 말로 국방강화로 가는 길이며 지금의 임무는 개혁을 가속화하면서 군의 근대화에 노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중국 군부에 확산되어온 불만은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무기와 장비의 근대화에 따른 병력감축이고 다른 하나는 천안문 사태 이래 영향력을 넓혀가면서 당 군사위 제1 부주석과 비서장을 맡고 있던 楊씨 형제의 독주였다. 그런데 14차 당대회를 앞두고 楊씨 형제의 지나친 세력확대를 우려해온 등소평이 군 원로를 등에 없고 楊씨 형제를 지도부에서 밀어낸 후 개혁파 인사를 중심으로 새 지도부를 구성했던 것이다. 등소평은 그들의 권력확대가 이제 막 시작된 인민해방군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가로막지 않을까 우려했다. 또 군의 핵심요점인 총참모장도 楊씨 형제와 가까운 遲浩田 대신 張万年전 제남군구 사령관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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