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14)
  • 편집국 ()
  • 승인 1992.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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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자당이 곳곳에 거물급 복병을 투입했다. 민주당은 14개 전 지역의 완승을 장담하고 있지만 민자당의 ‘기습작전’에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자당은 전주시 덕진과 전주시 완산, 군산, 진안 무주·장수 등 4개 지역을 정책지구로 설정해 민주당의 철옹성에 구멍내기 작전을 펴고 있다. 민자당 후보들의 공통된 구호는 “김대중 바람에 편승하지 말고 여권에서 지역을 위해 실제로 일할 사람을 뽑자”는 것이다. 이른바 인물론과 지역 개발우선론인 셈이며,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역 차별의 장본인인 TK의 앞잡이들을 뽑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대응논리를 펴고 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 최대 격전지. 7명의 후보가 뛰어들었다. 민자당은 전주시·완산구와 덕진구를 ‘한곳’으로 묶어 집중 지원하면서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임방현 전 의원이 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지속적으로 관리해온 조직을 얼마나 가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민주당이 민자당의 총공세에 맞서 바싹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마당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등장한 것이 국민당 임광순씨. 민주당 민주계였던 임후보는 전주지역 공천을 못 받자 국민당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함으로써 민주당 오탄 후보와 야권표를 나누어 가지게 되었다. 이래저래 민주당은 긴장하고 있고 민자당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전북의 이른바 ‘정치 1번지’답게 민자·민주·무소속의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민자당이 총무처 장관인 이연택씨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총력 돌진하고 있으며,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손주항 의원이 주특기인 뚝심과 독설로 “반 민주당”을 외치고 있다. 두 후보의 협공을 받는 민주당 장영달 후보는 “역시 민주당”을 내세우며 자신있는 행진.

군산시
 호남의 교두보 구축을 위한 민자당의 정책지구 중 하나이다. 전북 도지사와 경제기획원 차관을 지낸 강현욱씨를 투입, 인물론으로 ‘김대중 바람’ 차단에 힘을 쏟고 있다. 4천5백여 세대의 평강채씨 대종회 회장인 민주당 채영석 의원은 ‘턱걸이 공천’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나 민자당의 인물론에 쐐기를 박는 한편 ‘바람’을 기대.

전북 이리시
 야권 현직 의원 두명의 샅바싸움 씨름판에 여권의 재력가가 등장해 접전. 민주당 이협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으나 민주당의 익산 지역 공천탈락자인 김득수 의원이 신정당 최고위원 간판을 달고 지역구를 바꿔 도전장을 냈으며, 쌍방울그룹 이봉녕 회장 사위이자 쌍방울 계열사인 동일섬유 공천섭 사장이 민자당 공천으로 출전.

정주시·정읍군
 민주당 핵심 인물인 김원기 사무총장(3선)의 본거지. 김총장은 13대 때 7대1의 경쟁에서 5만8천여표를 얻어 타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물리친 바 있다. 13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정태진씨가 다시 한번 무소속으로 출마해 김원기 후보에게 도전하며, 민자당에서는 정원조 당보국장이 출사표를 냈다.

남원시·군
 야권 분열 때문에 민주당이 민자당의 공세 지역보다 더 긴장하는 지역. 조찬형·이형배 두 의원이 13대 때의 치열한 공천 경합에 이어 이번에 공천 2차전을 펼쳤으나 결과는 조의원의 방어성공. 이의원은 결국 무소속으로 출전해 조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11·12대 때 남원을 지켰던 민자당 양창식 전 의원은 “3파전이라면 승산 있다”고 자신.

완주군
 수서택지 특혜사건으로 한때 궁지에 몰렸던 민주당 김태식 의원이 ‘위험한 고비’를 극복하고 3선을 향해 질주. 평민당 대변인을 지내는 등 정치 이력을 탄탄히 다진 데다가 지역구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아 수서사건의 ‘흠집’을 완치했다는 평을 듣는다. 민자당 신동욱 후보와 국민당 송주인 후보의 경력과 재력이 무척 신경쓰인다는 반응.

진안·무주·장수군
 전북지역에서 민자당의 기대치가 가장 높은 곳. 교통부 장관 출신의 황인성씨를 호남 교두보구축 전략의 첨병으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공천에서 탈락해 국민당으로 출마한 이상욱 의원의 항의성 득표전략에 시달리는 한편, 지구당 개편대회까지 마쳤던 안택 위원장을 뒤늦게 오상현 전 의원(11대 민한당)으로 교체하는 등 적전 분열 양상.

임실·순창군
 야당 거물인 4선의 홍영기 의원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지역구 활동을 벌인 곳. 13대 총선 때 한겨레민주당으로 출마했던 신호씨가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나와 홍후보에게 재도전하며, 경쟁률은 13대 때와 똑같은 4대1. 민자당은 13대 때의 1만여표 차를 극복하기 위해 최용안 전 의원을 투입했다.

전북 고창군
 여야 대결도 대결이지만 정균환 이호종 노동채씨 등 3인의 13대에 이은 재대결이 불꽃튀는 곳. 민주당 정의원은 정씨 문중과 활발한 의정활동을 내세워 재선을 노리고 있다. 민자당 이후보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동정표에 호소하고 있고, 국민당의 노후보는 재력을 바탕으로 재도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지역을 ‘안정권’으로 분류.

부안군
 무소속 3명의 출마로 6파전이지만 전북 출신으로는 유일한 4성장군이었던 전 3군사령관 고명승씨와 민주당 이희천 의원의 맞대결로 압축. 이의원은 농어촌문제 전문가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고명승씨의 육사 1년 선배로 13대 때 민정당으로 출마했던 최규환씨가 이번에는 국민당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김제시·군
 성실한 의정활동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평가받는 민주당 촤락도 의원이 3선을 향해 뛰고 있다. 13대 때는 6명의 후보가 난립했으나 이번에는 3명만 출마했으며, 최의원만 제외하고는 모두 입후보자가 바뀌었다. 민주당이 역시 ‘안정권’으로 분류하는 지역이다.

옥구군
 전주시·완산구, 진안·무주·장수, 익산을 비롯해 민주당이 전북에서 위원장을 교체한 4곳 중의 하나.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봉욱 의원 대신 검사 출신의 인권 변호사 강철선씨를 공천, 강씨가 민주당의 새 집터를 닦고 있다. 국민당에서는 <세계일보> 동경특파원을 지낸 언론인 채의석씨를 기용해 민주당의 높은 벽을 파고들고 있다.

익산군
 민자·민주의 불꽃튀는 2파전. 11·12대 의원을 지내다 13대 때 ‘황색바람’에 밀려 낙선한 민자당 조남조 후보가 10여년 동안 관리해온 공·사조직을 바탕으로 익산 탈환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김대중 대표 보좌관을 지낸 최재승씨를 투입했다. 최후보는 고향에 내려오자마자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면서 기존의 야당 조직을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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