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근육 강화해 허리병 치료한다
  • 이성남 차장대우 ()
  • 승인 2006.05.0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계적 예방 ? 운동요법 교육하는 요통학교 더 세워야



 지난 연휴 쌀가마니 들어옮기려던 33세 사무직 직장인은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새해 첫날부터 어기적거리면서 출근해야 했다. 아는 사람의 권유로 근처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가료중이지만 몸의 기둥인 허리를 다쳤다는 사실에 불안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전체 인구의 80%이상이 요통 경험이 있다는 통계 수치가 알려주듯 이같은 일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요통은 끊임없이 고통을 안겨주지만 이로 인해 생명을 잃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은 한평생 ‘허리병’을 앓는다. 이 과정에서 드물게는 압박받고 있는 신경이 ‘적응’되어 통증을 못 느끼게 되는 수도 있다.

 요통은 일상생활에서의 자세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79쪽 도표는 체위가 허리 추간반에 가하는 무게의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이 도표는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행동은 허리에 매우 큰 충격을 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앞에서 예를든 사람처럼 허리를 구부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가정주부가 아이를 들어올리는 것도 이에 포함되는데, 이같은 자세는 물건 무게의 10~15배 충격을 허리에 주는 것이다. 구부리고 앉아서 일을 하는 사무직 종사자의 경우, 요추 디스크에 체중 2.5배의 충격을 줄곧 받으며 지내는 셈이다.

 요통의 역학적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척추구조를 해부학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척추뼈는 7개의 경추(목) 12개의 흉추(등) 5개의 요추(허리) 5개의 천추 및 미골(꼬리뼈)로 되어있다. 이 중 제1, 2경추를 제외한 각 척추뼈 사이에는 23개의 둥근 음반 모양의 추간반(디스크)이 있다. 이 추간반 내부에는 말랑말랑한 수핵이 들어 있고, 이 수핵을 탄력있는 환상섬유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수핵은 디스크의 중심 역할을 하는 부위로, 80~90%의 수분과 뮤코폴리사카라이드라는 물질로 되어 있는데,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ㆍ흡수하는 쿠션 역할과 함께 척추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디스크가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충격을 많이 받는 허리이며 그 중에서도 5개의 요추뼈 가운데 제4~5간 디스크와 제5요추~제1천추 간의 발병률이 가장 높다. ‘디스크에 걸렸다’고 표현되는 추간반탈출증이란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추간반 안에 있는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이다.

 

초기 환자 ‘온돌’ 치료로 85% 완치

 요통은 인간의 노화현상과 맞물려 진행된다. 나이가 들면 수핵의 수분 성분이 점차로 줄어들어 탄력성이 없는 섬유질로 변하게 되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상섬유도 탄력성이 줄어들고 더러는 균열이 일어난다. 이 같은 퇴행성 변화는 20대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척추에 충격이 가해지면 탄력성이 없어진 수핵이 쉽게 한쪽으로 탈출하여 디스크에 걸린다. 탈출 방향은 주로 뒤쪽의 후종인대쪽으로 일어나서 그쪽 신경근을 압박한다. 디스크 발병연령을 보면 30대부터 50대에 많다. 그러나 근래에는 장시간 걸상에서 공부하는 중고등학생과 아동에게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디스크의 기본 증상은 허리가 아프기 시작해 점차로 엉치 부위가 시큰거리기 시작하며, 한족 둔부에 통증을 느끼게 괸다. 이 통증은 신경이 압박됨에 따라 한쪽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세로 바뀌며, 시일이 지나면서 아픈다리에 감각이 둔해지고 발가락 운동에 힘이 빠지며 심하면 마비현상도 일어난다. 아주 심하면 대ㆍ소변을 못보게 되며 성기능 장애를 초래한다. 만성디스크병 가운데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통증과 저린감 때문에 주저앉아 쉬어야 하는 ‘신경성 간헐적 파행’증상도 있다. 허리에 일단 이상이 생겼을 때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 온돌방에 요를 깔고 누워서 2~3주간 안정하면 초기 디스크 환자의 85% 정도는 효과를 본다. 이 때 허리에 더운 찜질, 초음파 치료를 병행하거나 골반에 추를 매달아 잡아다니는 견인장치를 이용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거나 찜질을 하거나 뜸을 뜨는 방법도 물리치료에 속한다.

 이런 보조적인 방법으로 치유가 되지 않는 환자들은 전문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관련 기사 참조). 그러나 이같은 수술은 비용이 비싸고 유명 의사의 시술을 받으려면 1년여를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재활의학계에서는 만성요통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복부근육 강화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문재호 과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요통 치료를 위해 약물요법이나 민간요법 같은 단기적이고 간헐적인 물리치료에 의존하고 있을 뿐,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운동요법의 시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요통학교의 확산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1969년 스웨덴의 포셀이 처음 열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요통학교는 1985년 11월 국내에서는 영동세브란스병원이 처음으로 개설, 운영하고 있다. 격주로 토요일 오후 2시에 여는 요통학교는 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바른 자세와 복부근육 강화훈련을 무료로 교육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