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되살린 ‘고구려 자존심’
  • 박성준 기자 (snype00@sisapress.com)
  • 승인 199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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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고구려사 연구 방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소장 역사학자 김용만씨가 <고구려의 발견>(1998년)에 이어 최근 또 한 권의 ‘눈에 띄는’ 고구려 책을 탈고했다. 고구려에 대한 최초의 생활하적 접근인<고구려의 그 많던 수레는 다 어디로 갔을까>이다.

 책 이름이 암시하듯이 이 책은 고구려와 고구려인의 삶을, 기존 통사적인 서술법에서 탈피해 다양한 주제와 각도로 조명했다. 기존 고구려사에 대한 인식이 이미지만 선명할 뿐, 실제로는 매우 부정확한 지식에 근거해 왜곡된 부분마저 적지 않다는 문제 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구려는 서해와 동해를 내해로 갖고 있던 해상 제국이었다’는 주장이다. 지은이는 <삼국사기><삼국지><송서>등 국내의 사료를 샅샅이 뒤져 적어도 5~7세기 사이 제해권을 고구려가 장악했음을 실증했다.

 고구려가 당대 최고의 수레 이용국이었으며, 교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도로 공사와 교량 건설 사업을 벌인 ‘초강대국’ 이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한 예로 고구려 말기 수도 장안성은 무려 42년 동안 건설된‘계획도시’로서, 대형 수레6대가 한꺼번에 지날 수 있는 최첨단 도시였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외에도 복식·주거 생활·풍속·인구 구성·대외 교역과 경제 활동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구려인의 속내를 살폈다. 지은이는 ‘고구려사 복원이야말로 21세기 문명을 이끌어갈 소중한 자산’ 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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