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 있는 쓰레기“비틀어 주세요”
  • 나권일 기자 ()
  • 승인 199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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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상씨(33·광주시 농성동)는 ‘체력은 국력’임을 강조하는 공무원생활8년째의 무술 유단자. 태권도3단에 합기도 5단의 무예를 갖춘 조씨는 킥복싱 전국대회 우승과 우슈 국가대표 선발전에까지 출전했다.

 광주시청에서 일하는 조씨의 또다른 취미는 건장한 체격과는 잘 어울리지 낳을 것 같은 발명. 93년 제네바 국제 발명전시화에서 스노타이어 기능을 보완한 자동차 체인을 개발해 동상을 받은 그는. 95년에는 칫솔앞부분을 분절한 뒤  핀 스프링을 삽입해 탄력성을 보강한 칫솔로 실용신안 등록까지 마친 발명가다.

 발명가 조연상씨는 최근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끝에 음식물 쓰레기 물기 제거 기계를 개발해 특허를 얻었다. 물기 있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문제로 고민하던 구청 청소과장의 부탁을 받고 만든 이 액즙기는 플라스틱 원통 안에 구멍 뚫릴 우레탄 특수망을 넣은 뒤 뚜껑을 좌우로 돌려짜면 물기가 제거되도록 한 것. 물수건을 손으로 비틀어 짜는 데서 힌트를 얻었다.

  ‘비트리’라는 이 액즙기의 뚜껑 부분에는 ‘트리클로이소시아눌산’이라는 약품을 내장해 세균과 악취제거 기능을 갖추었다. 내장된 우레탄 특수망을 제거하면 쓰레기통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조씨는 우선 백화점을 통해 국내 주부에게 선보이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만원대의 싼값으로 통신 판매해 일본 주부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 물기를 제거하는 데에는 ‘비트리’ 만한 것이 없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경 재배를 할 수 있는 도심 가로 화단을 구상하고 있는 조연상씨는 “발명은 전문 발명가만이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생활 속에서 조금 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보면 누구나 쉽게 발명품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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