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35만명 곡소리 나온다"
  • 정희상 전문기자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6.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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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사업 피해자 비대위 현순환 위원장 인터뷰/"주수도 회장 비호 세력 있을 수도"

 
‘제이유 사기극의 악순환고리를 끊겠다’며 주수도 회장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한 사람이 있다. 지난해 10월 제이유사업 피해자 전국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피해대책활동을 펴고 있는 현순환 위원장을 만나보았다(편집자주).

비대위를 결성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우리는 주수도 회장을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로 고소하기 위해 모인 피해자들이다. 현재 560여명이 회원인데 6월대란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다. 비대위 조사 결과 제이유의 허황한 선전에 현혹돼 1억원 이상 돈을 물린 피해자만도 전국적으로 1만여명에 달하고, 전체 회원 피해액은 2조6천억원이다. 비대위 회원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32억원을 물렸다.


6월대란이란 무슨 뜻인가.
주회장은 지난해 여름 군산앞바다 석유 시추 카드를 꺼내 제이유네트워크에서 4개월만에 1조6천억원의 돈을 끌어모으는 것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는 문을 닫았다. 피해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주회장이 직접 화상회의를 통해 수당 지급 약속을 2월에서 3월로 미루더니 다시 오는 6월까지만 기다려달라고 한다. 새로운 피해자를 끌어들여 그 돈으로 막겠다는 심보인데 이게 성공하겠는가. 6월이 가면 수백개 중소기업체와 35만명의 사업자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올 것이 불보듯 뻔하다.


어떤 식으로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것인가.
지난해 여름부터 주수도 회장이 화상회의 등에 직접 나서서 군산앞바다에 석유가 터지고 광산에서 금강이 쏟아지며 투자 계열사 주가가 오른다니까 눈이 뒤집힌 사람들이 퇴직금과 대출금을 몽땅 털어넣었다. 어떤 초등학교 교장은 정년퇴임한 뒤 6억원을 투자하고도 모자라  출가한 딸 인감도장을 가져다 대출받아 매출로 몽땅 넣은 사례도 있다. 그 딸이 아버지를 고소하고 아들은 아버지 멱살 잡고, 엄마는 정신병원에 다니고 있다. 곳곳에서 가족이 붕괴되고 친인척이 원수로 변했으며, 어떤 시골 마을은 온 주민이 논밭을 팔아 밀어넣었다가 동네 전체가 쑥대밭으로 변한 곳도 있다.


35만 피해자가 당장 뭉치지 않는게 이상하다.
 문제가 터지니까 화상회의를 통해 주수도회장이 ‘토종기업을 말살하려는 다국적기업의 음모이니 믿고 기다리면 6월까지 보상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믿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기당했다는 점을 알고 있어도 돈이 물려 있으니까 새로운 피해자가 나타나기까지 쉬쉬하고 있어야 돈 받고 빠져나올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제이유측은 특판조합에서 1600억원이라는 무리한 담보금을 내라고 요구해 부득이 제이유네트워크의 문을 닫았다는데...
지난해 초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조휘갑 조합장이 들어서서 원리원칙을 적용해 2004년부터 밀린 담보금 1600억원을 내놓으라고 하니까 그것을 빌미로 고의로 사업을 접었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연간 2조원대 매출을 올린다는 기업이 피해자 구제 예비 자금 1천6백억원을 못내서 문을 닫는다는 것이 입만 열면 주수도씨가 자랑해온 정도경영이고 책임경영인가.


지난해 대법원은 주수도 회장의 유사수신행위 혐의에 무죄판결을 내리지 않았나.
비대위는 현재 제이유가 유사수신행위를 하고 있다는 완벽한 증거를 갖고 있다. 유사수신이란 애초부터 생산하지도 않을 상품에 대해 선수금조로 돈을 받는 행위를 뜻하는데 회원들이 카다로그만 보고 선매출을 올려준 뒤 1년 이상 기다렸으나 깜깜무소식인 물건이 많다. 그 내역을 모두 가지고 있다. 증거를 첨부해 고소할 것이다.


제이유측은 암웨이 음모론을 제기하던데...
주수도 회장의 돈키호테식 과대 망상이 부른 비극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처음 창조한다는 유니온마케팅에 대한 환상과 집착이 대단하다. 그러나 이 사업은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 금융피라미드 사기로서 끊임없이 피해자를 양산해야 지탱되는 구조이다. 피해자가 구제받으려면 새로운 국민이 매출을 올리는 피해자로 들어와 줘야 한다. 이 사업은 국민의 호주머니를 상대로 한 물레방아 돌리기식 돈빼먹기나 다름없다. 이제 그 막바지에 폭탄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검찰 수사 방향에 만족하나.
어쩐 일인지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높은 주수도 회장을 즉각 구속하지 않고 있다. 이 중차대한 사건을 대검 중수부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아닌 동부지검에 배정한 것도 배후에 검은 비호세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시중의 의혹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3천개 안팎의 다단계 회사가 연매출 5조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데 ‘제이유식 모델’로 운영하는 회사가 많다. 이번 기회에 불법 다단계를 청소하지 않으면 엄청난 사회혼란이 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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