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의 ‘형님’ 아니다
  • 마이클 (엔거트 미국ABC방송 ) ()
  • 승인 199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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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의 눈]

대통령 선거일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나는 미국 입장에 관한 질문을 한 주일에도 몇 번이나 받는다. 미국은 다음 한국 대통형으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이다.

얼마전<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야당 후보를 선호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4자 회담을 성과 없이 실패하게 했다며 한국의 현정부를 부분적으로 비나했다는 것이다. 그 기사를 쓴 필자는‘미국 정부의 고위관료’ 발언을 인용했다.

 며칠 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클린턴 행정부가 야당 후보의 승리를 희망한다는 설을 부인했다. 그 이후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은“미국 정부가 우방국의 대통령 선거 운동이 절정인 시점에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한국의 특정 대선 후보를 다른 후보보다 선호한다고 발표한 것은 근거가 없다”라고 <워싱턴 포스트>기사를 공격했다.

 한국 국내 정치에 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엄정 중립이다. 그러나 미국의 민주당 행정부가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던 지도자를 선호하고, 공화당 행정부가 한국에 권위적인 체제가 들어서기를 원한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일이다.

DJ가 미국에 가장 알려진 것은 사실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인 이시점에 미국 민주당은 백악관에서 집권2기를 맞고 있고, 한국의 야당 지도자는 마침내 청와대로 들어갈 절호의 기회를 잡고 있다. 미국에서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이인제·조순 후보보다 훨씬 잘 알려졌다는 사실은 결코 비밀이 아니다. 미국 국민은 민주화 투쟁·투옥·미국 망명에 관한 수십 년간의 언론 보도로 김대중 후보를 잘 알고 있다.

 김대중씨와 필리핀의 아키노씨는 미국 망명 시절에 미국의 정치 단체들에 잘 알려졌다. 아키노씨는 망명 생활을 끝내고 필리핀으로 돌아가다가마닐라 공항에서 암살당했다. 김포 공항에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김대중씨가 서울로 돌아올 때는 12명 가량의 저명한 미국 사절단이 그를 수행했다. 어떤 이들은 과거 김대중씨가 보였던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고려하건대,클린턴 대통령이 그의 승리를 원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더 이상 광범위한 정치 억압이 없기 때문에,클린턴 대통령이 다슨 요소를 더 중요하게 여길수도 있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강택민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미국이 환영하는 것은 클린턴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이 경제적 이해 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한·미간의 주요 의제는 무역과 미국 상품에 대한 한국 시장의 개방 문제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국내 시장을 좀더 많이 개방하려는 후보를 선호한다고 예측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미국 이익에 부합하면 어떤 후보든 환영
 덧붙여 주한미군 4만명의 문제가 있다.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미국 젊은이를 전쟁터로 보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역의 전략적인 이유 때문에 미군을 한반도에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으로서는 전쟁 위협이 높아지지 않고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어떤 후보든 북한에게 양보하고 대화하려고 해야 클리턴 행정부의 호감을 살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사실 빌 클린턴과 그의 고위 참모가 무엇을 생각하든 그것을 공식으로 밝힐 기호는 거의 없다.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얻는 평균 미국인은, 올해 한국에서 대선이 있다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한다. 미국인에게 97년 한국 대선은 세계의 다른 총격적인 사건에 견주어 그리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한국인에게 중요한 것은 미주적인 방식으로 다음 5년을 이끌 지도자를뽑는 일이다. 한국에게 미국은 승인을 요하는 빅브라더가 아니라 단지 한 우방국가로 간주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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