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치주의자 청소’ 나섰다
  • 베를린ㆍ윤도현 통신원 ()
  • 승인 200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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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총리“폭력 행위자 엄벌??…망명자ㆍ실업 문제 해결이 최선책 ??오늘은 그들 …내일은 바로 너.??이것은 지난해 1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극우주의ㆍ인종주의 반대??공연의 표어다. 오늘은 비록 외국인이 공격받지만 내일은 독일인도 신나치주의자의 공격 대상이 된다는 경고다.

 이 공연에서는 가수와 청중이 하나가 되어 반나치 구호를 합창하고‘자유, 정의, 인간의 존엄성??수호를 다짐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독일 및 외국 청소년들은 지구의 모든 인종이 평화롭게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이 공연은 지난해 11월 베를린에서 열린 대규모 반나치 시위, 그리고 약 35만명이 참가한 12월6일 뮌헨의 촛불 시위와 연계된 반나치주의 운동의 하나였다. 이제 독일은‘못된 독일인??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콜 총리는 신나치주의자들의 폭력을 가혹한 벌로 다스리겠다고 약속했고, 자이터스 내무장관은 신나치 집단의 결성과 활동을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정부의 이 같은 강력한 조처로 신나치주의자의 난동은 당분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급증하는 망명자의 처리문제, 높은 청소년 실업률 같은 사회구조적 문제가 해결 되지 않으면 정부 조처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만난 베를린대 출신의 독일 여성은“독일의 정치가와 지식인, 그리고 일반 국민은 신나치주의의 확산을 과소평가했다??면서 오늘날 이처럼 신나치주의가 발호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전후에 과거를 청산하는 작업을 철저하게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에서의 반나치주의 시위가 독일 사람의 자기 기만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 하는 질문에 그는??모든 사람을 매도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러나 정치가들은 분명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독일은 망명자 처리에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래서 유럽으로 오는 망명자의 약 50%가 독일을 선호한다. 극우파가 이를 정치문제화하며 기승을 부리자 독일 정부는 망명법ㆍ체류법의 개정을 서두르지만 법 개정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분명한 것은 서유럽으로 오는 동유럽 난민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설사 서유럽이 담을 높이 쌓고 망명자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독일내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기 때문에 극우주의의 확산을 완전히 봉쇄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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